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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신구로점의 부캐 ‘도진아’가 남긴 인스타그램 게시물. 인스타그램 캡처​

SSG닷컴의 부캐 ‘오반장’. SSG닷컴 제공​

신세계면세점의 부캐 심삿갖. 신세계면세점 제공​

빙그레우스. 빙그레 제공 


‘빙그레우스’가 등장하는 영상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 유튜브 영상 캡처​

‘봄옷을 사서 그런가. 공원 가서 산책도 하고 싶고 (중략) 이런 걸 봄 탄다고 그러나’

최근 자신을 ‘도진아’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 같은 글과 함께 한 남성이 얼굴을 가린 채 봄 재킷을 입은 사진을 올렸다. 도진아가 ‘쇼핑을 좋아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평범한 남성 같다고? 실은 이랜드리테일에서 운영하는 쇼핑몰 NC 신구로점이 홍보 ‘부캐’로 내세운 가상인물이다.

부캐란 평소의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캐릭터를 말한다.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어 최근 TV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출연자들이 부캐를 들고 나오기도 한다. 기업들은 자사 홍보를 위해 부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홍보 캐릭터를 넣은 기획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캐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소비자들과 소통한다.

진짜 같지?​

도진아는 ‘도심형 진짜 아울렛’의 줄임말이다. 인스타그램에는 일하고, 카페를 가고, 밥을 먹는 등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는 듯한 게시물이 자주 올라온다. 재치 있는 해시태그 문구도 달린다. 한 맛집 게시물에는 ‘#우리가어떤민족입니까 #필수후식 #다먹으면 #볶음밥필수인거아시죠’라는 해시태그가 달렸다. 남녀가 커플 운동화를 산 뒤 인증하는 것 같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유튜브에 ‘도진아가 부른 곡’이라며 복고풍 홍보 노래도 발표해 화제가 됐다.

일종의 ‘도진아 세계관’을 만드는 이런 게시물을 통해 소비자는 도진아를 진짜 존재하는 인물인양 친근하게 느끼면서 쇼핑몰도 가깝게 생각하게 된다. 일부 게시물은 해당 쇼핑몰에서 파는 옷, 신발 등을 도진아가 직접 착용하는 것처럼 소개해 자연스레 제품 홍보도 한다.​

조선시대에서 현대로 온 부캐?​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16일 노란색 얼굴에 검은 제복을 입은 대형견 모습을 한 부캐 ‘오반장’을 공개했다. 팔각모를 쓰고 열중쉬어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작은 선글라스를 낀 채 근엄한 표정으로 서 있다.

공식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오반장은 SSG닷컴에서 살며 할인 제품을 소비자에게 철두철미하게 전달하는 감독관 역할을 한다. 게시물 곳곳에 등장해 할인 서비스를 소개한다. 앞으로 오반장의 세계관은 더욱 구체화 될 예정이다.

지난달 신세계면세점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이끌 담당자로 가상 캐릭터인 ‘심삿갖’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심삿갖은 신세계면세점의 초성으로 만든 이름. 세계관에 따르면 심삿갖은 조선 시대 상인이다. 우연히 현대로 왔으며 신세계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신문물(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SNS를 통해 소개한다. 코로나19로 면세점을 찾기 어려워진 시기, 신세계면세점은 심삿갖을 통해 고객과 꾸준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뮤지컬도​

순정만화의 왕자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에 바나나맛 우유 모양의 왕관을 쓴 남성. 빙그레에서 나온 제품을 본뜬 옷, 벨트 등을 온 몸에 걸친 이 캐릭터는 지난해 식품업체 빙그레가 내세운 만화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빙그레우스)다. 빙그레의 부캐인 그는 빙그레 나라의 왕위 계승자로 빙그레의 SNS 운영을 맡는다는 설정이다.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에는 빙그레우스가 등장해 자사 소식을 알린다. 빙그레우스를 보좌하는 부캐들까지 등장했다. 그가 뮤지컬 형식으로 최후의 변론을 펼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는 지난해 8월 공개돼 인기몰이를 하면서 현재 674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빙그레는 빙그레우스를 통해 ‘젊은 기업’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평을 받는다.​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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