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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여초사회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21-03-09 15: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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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초사회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지난 2일 경기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여학생들이 교실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수원=뉴시스​


한 병원 신생아실의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1] 작년 한국에서 여자아이 100명이 태어날 때 남자아이가 태어나는 비율, 즉 ‘출생성비’가 104.9명으로 관련 데이터가 남아 있는 1990년 이후 가장 낮았다고 통계청이 밝혔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출생성비가 103∼107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정확히 중간 수준이다.​

[2] 30년 전만 해도 상황이 많이 달랐다. 1980년경 시작된 출생성비 불균형이 정점(맨 꼭대기가 되는 곳)에 달했던 1990년 한국의 출생성비는 116.5명으로 자연 상태를 심하게 벗어났다. 유교문화가 남긴 *남아 선호 사상의 병폐(깊이 뿌리박힌 잘못이나 해로운 현상을 아울러 이르는 말)란 비판을 받으면서도 태아 성(性)감별과 낙태를 통해 남자아이만 골라 낳은 가정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1993년 ‘셋째 아이 이상’ 출생성비는 209.7명이란 극단적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 숫자도 지난해엔 106.7명으로 정상이 됐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남아 선호가 강한 나라에선 여전히 출생성비가 110명이 넘는다.​

[3] 여성의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길고, 사건·사고 사망자도 남성이 많기 때문에 의도적 남초 출산이 없는 사회는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많아지는 게 정상이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남자 80.3년, 여자 86.3년으로 6년 차이가 난다. 외국인을 뺀 주민등록 인구로는 한국도 2015년 6월에 이미 여성 인구가 남성을 앞질렀다. 남성 외국인의 취업이민이 많아진 영향으로 통계청 추계인구로는 2029년에 진짜 ㉠여초사회에 진입할 전망인데 출생성비 하락은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4] 전체 인구는 남자가 많지만 사회 곳곳에선 이미 ‘여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교사, 공무원 등의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올해 임용될 서울지역 국공립 중등학교 교사 10명 중 8명(80.9%)은 여성이다. 이번 학년도 공립초등학교 교사 합격자 가운데 96.8%도 여성이었다. 국가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2017년 말에 50.2%로 남성을 넘어섰다. 과도한 쏠림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인위적으로 해결할 순 없는 문제다. 일자리를 둘러싼 한국 청년 남녀 간의 신경전도 넓게 보면 인구구조 변화의 한 단면(사물이나 사건의 여러 현상 가운데 한 부분적인 측면)일 수 있다.​

[5] 출생성비를 왜곡하던 남아 선호가 자취를 감춘 데엔 고령화에 따른 의식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령층이 많이 돌려보는 ‘어느 요양원 의사의 글’의 내용은 이렇다. “요양원 면회 온 가족의 위치를 보면 촌수(친족 사이의 멀고 가까운 정도를 나타내는 수)가 나온다. 침대 옆에 바싹 붙어서 챙기는 여성은 딸, 그 옆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건 사위, 문간쯤에 서서 밖을 보는 남자는 아들이다.” 과장된 우스개(남을 웃기려고 익살을 부리면서 하는 말)지만 자녀와의 ‘정서적 교감’이 노후 생활에 중요하다는 깨달음이 인구구조를 바꿔 놓고 있을 수 있다.​

동아일보 3월 4일 자 박중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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