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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민주화 시위의 상징들, 냄비와 빨간풍선
  • 김재성 기자
  • 2021-02-14 13: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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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시위의 상징들


지난 7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시위대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만달레이=AP뉴시스

이달 초 미얀마에서 군부(군사에 관한 일을 총괄하는 군의 핵심 세력) 쿠데타(무력으로 정권을 빼앗는 일)가 일어났다. 쿠데타 직후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감금됐고, 지난 8일(현지시간)에는 미얀마 일부 도시에 계엄령(국가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군사권을 발동하는 것)이 선포됐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962년부터 53년 동안 미얀마를 독재해왔다. 1988년과 2007년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는데, 당시 군부의 강경대응으로 유혈사태(무력에 의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것)가 나기도 했다.

미얀마는 2015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리하면서 민주화됐다. 하지만 군부는 이후에도 권력을 놓지 않았고,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다시 패하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결국 쿠데타까지 일으킨 것.

계엄령이 내려진 이후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에 물대포와 실탄을 쏘는 등 무력 진압에 나서면서 부상자도 나오고 있지만 미얀마 국민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민주화를 열망하며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를 목숨을 걸고 이어나가고 있다.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이번 시위에선 특히 시위 전면에 등장하는 각종 상징물들이 눈에 띈다. 상징물의 의미를 살펴보며 이번 미얀마 사태를 이해해보자.​

시위, ‘냄비’로 시작?


시위 도중 시위대가 냄비를 두드리는 모습. 트위터 캡처

‘탕탕탕’

한밤중 미얀마의 가정집에서 독특한 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울려 퍼졌다. 다름 아닌 냄비 바닥을 숟가락 등으로 두드리는 소리. 미얀마에선 ‘악마는 물러나라’는 의미를 담아 냄비 등을 두드려 소음을 내는 풍습이 있다. 쿠데타 직후 시민들이 냄비 소음으로 군부를 내쫒겠다는 의미를 담아 자발적으로 이런 행동을 취한 것.

미얀마 국민들이 냄비를 두드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졌다. 미얀마 누리꾼들은 세이브 미얀마(#SaveMyanmar), 미얀마는 민주주의를 원한다(#Myanmar_wants_Democracy)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영상을 올렸고, ‘냄비 영상’들은 미얀마가 처한 상황을 국제 사회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번 미얀마 시위의 도화선(사건이 일어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된 ‘냄비’는 이후 거리에도 등장하며 최근 시위의 대표적인 상징물이 됐다.

빨간색 리본, 풍선, 마스크


지난 5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 거리에 군사 쿠데타 반대를 의미하는 빨간 풍선이 매달려 있는 모습. 로이터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9년 홍콩. 중국의 정치적 간섭에 반대하는 시위가 대대적으로 전개됐을 때 홍콩 시민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거리에 나왔다. 검은색은 상복에 주로 쓰여 ‘죽음’을 상징한다. 시민들은 ‘홍콩 민주주의가 죽어가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 검은 옷을 입고 시위에 나선 것.

홍콩이 ‘검은색’이었다면 미얀마는 ‘빨간색’이다. 쿠데타 직후 거리에는 빨간색 풍선이 매달렸고, 가정집 베란다에는 빨간 옷이 내걸렸다. 시위에 나선 시민들은 빨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슴에 빨간 리본을 달기도 했다.

빨간색은 미얀마 국민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미얀마 국기에 들어가 ‘용기’를 상징하고,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상징하기도 한다. 아웅산 수지 고문은 1988년 군부 독재에 반대하는 민주화 시위에 나서 구심점(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활약한 인물로 미얀마 민주화에 있어 상징적인 존재다. 시민들은 수지 고문의 구금(특정한 장소에 가두는 처분)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며 빨간색 옷과 풍선을 시위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저항’ 상징하는 세 손가락


미얀마 양곤에서 시위대가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세 손가락 경례를 한 자신의 사진을 SNS에 올린 미얀마 시민들

이번 시위에 나선 시민들은 일제히 세 손가락을 머리 위로 들어올린다.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세 손가락만 펼치는 ‘세 손가락 경례’는 지난해 총리 퇴진과 왕실 개혁을 요구하며 벌어진 태국 시위에서 사용된 제스처.

‘저항’을 상징하는 이 제스처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처음 등장했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독재 권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세 손가락을 펼쳐든다. 영화를 본 누리꾼들은 세 손가락이 각각 선거, 민주주의, 자유를 뜻한다고 해석했다. 미얀마 국민들이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시위하는 모습이 언론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세 손가락 경례는 미얀마 시위의 상징으로 자리했다.​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ㆍ손희정 인턴기자​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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