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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뉴스] 캡사이신의 화려한 변신...캡사이신으로 태양 전지 효율↑
  • 이채린 기자
  • 2021-02-02 16: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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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사이신의 화려한 변신...캡사이신으로 태양 전지 효율↑

고추를 깨물면 입에 알싸한 매운맛이 ‘탁’ 퍼진다. 바로 고추에 든 캡사이신이란 화학물질 때문. 고추가 캡사이신을 만들어 내는 이유는 자신을 공격하는 천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단 새들은 캡사이신을 잘 느끼지 못하여 고추를 맛있게 먹는데 이들의 배설물에 섞여 고추씨는 멀리 퍼진다.

고추에서 추출된 캡사이신은 이런 ‘맵고 독한 기능’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중국 화둥사범대와 스웨덴 린셰핑대 연구팀은 캡사이신이 태양 전지의 효율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태양전지 안에서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물질 ‘페로브스카이트’에 캡사이신을 추가했더니 전보다 에너지 효율이 약 3% 올랐다. 확실한 작용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캡사이신의 독특한 화학적 특성 등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캡사이신은 어떤 물질일까. 또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캡사이신 성분이 첨가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전지. 유레칼러트 홈페이지 캡처​


아프지?​

먼저 매운맛은 단맛, 신맛, 쓴맛처럼 맛이 아니다. 매운맛은 가시에 찔리거나 부딪혔을 때와 같이 세포가 느끼는 통증의 하나다. 그래서 미각 세포가 아닌 통각 세포가 매운맛을 느낀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 혀가 얼얼한 것도 이 때문이다.

캡사이신의 분자는 혀에 닿은 뒤 혀 표면에 있는 분자 수용체에 착 달라붙는다. 수용체란 특정 분자, 이온 등과 만나 특정 작용을 일으키는 단백질. 그러면 수용체와 연결된 이온이 지나는 통로가 확 열리면서 칼슘이온이 방출되고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세포가 활성화된다. 이후 그 세포에서 나온 신경전달물질이 뇌로 전달되면서 통증을 느끼게 한다.

이를 활용해 지난 1월 성균관대와 미국 다트머스대 연구팀은 통증 측정기술을 개발했다. 일반인 100여 명에게 캡사이신을 혀에 지속적으로 묻힌 뒤 통증 강도를 조절해 그에 따른 뇌의 변화를 측정했다. 기계학습으로 이 데이터를 읽힌 뒤 뇌의 변화에 따라 통증에 점수를 매기는 도구를 개발했다. 환자들의 고통을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내게 됨으로써 통증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 이는 캡사이신으로 통증의 강도와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우충완 교수 연구팀이 캡사이신을 이용해 통증을 측정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안 아프지?​

반대로 캡사이신을 이용한 진통제도 개발 중이다. 1940년대에 캡사이신이 뇌에 통증을 전달하는 ‘P물질’을 차츰 없애면서 다른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혀가 얼얼하다 곧 아무 느낌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

또 캡사이신으로 통증이 계속 생기면 우리 몸은 이를 극복하려고 진통 효과를 내는 엔도르핀 분비를 활발히 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매운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7년 덴마크 줄리아나 마리 센터 연구팀이 개복(배를 갈라서 엶) 탈장 수술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수술 부위에 캡사이신을 투여한 결과 수술 후 3일 간 통증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캡사이신이 통증을 줄이면서도 특별한 부작용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이를 활용한 크림, 젤, 로션, 패치 등 다양한 형태의 진통제가 있다.​

캡사이신 성분이 들어간 진통제. 약학정보원 홈페이지 캡처​

발열 내의도?​

재밌게도 캡사이신은 2011년 국내 한 속옷 브랜드에 의해 한때 발열 내의를 만드는 데도 쓰였다. 캡사이신을 내의 섬유에 미세하게 가공 처리함으로써 피부와 내의가 만나면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 열을 내는 방식으로 보온성을 높였다. 하지만 세탁할수록 캡사이신 물질이 떨어져 나가 효과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었다.

또 캡사이신은 침샘을 자극해 식욕을 돋우고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를 돕는 작용도 한다. 실제 비만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국내외 연구팀의 연구도 있으며 이를 이용한 다이어트 음료도 개발됐다.​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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