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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회색 코뿔소와 검은 백조
  • 김재성 기자
  • 2021-02-02 16: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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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지난달 28일 광주 서구 쌍촌동 한 대형교회 주차장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IM선교회 교인 대상 코로나19 전수 검사가 펼쳐지고 있다. 광주=뉴시스 



[1] 누구나 위험 요소라는 것은 알지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무심코 지나쳤다가 훗날 위기를 맞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비유해서 ‘회색 코뿔소’라고 표현한다. ㉠거구이지만 몸놀림이 날렵하고 날카로운 뿔까지 가진 회색 코뿔소가 위험한 동물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지만 이를 무시하고 다가갔다가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취지다. 예상하기 어려운 위기를 빗댄 ‘블랙 스완(검은 백조)’과 대비해서 쓰이기도 한다.


[2] 회색 코뿔소는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미셸 부커가 처음 사용한 이후 중국 국가·기업 ㉡부채 등 문제의 심각성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자주 쓰였다. 중국 정부도 회색 코뿔소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8일 “각종 블랙 스완과 회색 코뿔소 사건에 잘 대비해야 한다”고 당에 주문했다. 미중 갈등, 확대된 유동성(기업의 자산 등을 현금화할 수 있는 정도)에 대한 대응 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년 전에도 경제성장률 ㉢저하 등을 경계하며 블랙 스완과 회색 코뿔소를 언급했다.


[3] 코로나19 사태는 블랙 스완이었을까, 회색 코뿔소였을까. 코로나19라는 특정 바이러스가 발생하리라는 것은 예상하기 어려웠지만, 언젠가는 강력한 팬데믹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은 예측돼 왔기 때문에 회색 코뿔소에 더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그런데도 충분히 대비하지 않았고,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여러 국가가 미온적(태도가 미적지근한 것)으로 대응하다 피해를 키웠다. “코로나19 사태의 교훈은 발생 가능성과 파급력이 큰 위험 요소를 무시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보여준 것”(영국 이코노미스트)이라는 지적은 따끔하다.


[4]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앞서 신종플루와 메르스 당시 겪었던 감염병 대응 인력·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방역체계 개편방안’까지 마련했지만 코로나19가 퍼지자 같은 문제가 재연(한 번 했던 행위를 다시 되풀이 함)됐다. 교정시설은 코로나19 확산의 최적 조건을 가리키는 3밀(밀집·밀접·밀폐)의 대표적 장소로 꼽히지만, 서울 동부구치소에서는 수용자들에게 마스크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결국 12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종교시설에서 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데도 신천지교회, 사랑제일교회, IM선교회 등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것을 막지 못했다.


[5] 감염병은 작은 구멍 때문에 무너지는 댐처럼 약한 고리가 남아 있으면 언제든 확산될 수 있다. 코로나19 초기 방역모범국이다가 외국인 노동자 숙소에서의 감염을 막지 못해 순식간에 코로나가 창궐됐던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선례를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시간을 앞당기려면 우리 주변에 또 다른 회색 코뿔소는 없는지부터 살펴봐야겠다.



동아일보 2월 1일 자 장택동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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