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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스틱 청소부’ 생물들, “우리가 먹어 없애주마”
  • 김재성 기자
  • 2021-01-31 14: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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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청소부’ 생물들


경기 포천시의 한 재활용품 수거업체 직원이 수거한 폐플라스틱 더미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포시도니아의 섬유질과 플라스틱 조각이 엉기며 만들어진 공 모양의 해초.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최근 해마다 8억 6700만개에 달하는 플라스틱 조각을 없애주는 ‘고마운 해초’가 발견돼 화제가 됐다.

지중해 서부 스페인의 마요르카 섬 해변에는 온대성 해초인 ‘포시도니아’의 섬유질이 서로 엉겨 공 모양으로 밀려들어오는데,

이 공 모양 해초에 1㎏당 평균 1470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스페인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해초가 바다 밑에 가라앉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머금어 ‘플라스틱 청소부’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물을 깨끗하게 하고, 해양생물의 성장을 돕는 등 해초가 생태계에 제공하는 다양한 긍정적 기능에 ‘플라스틱 쓰레기 청소부’ 역할도 추가된 것이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을 없애주는 생물은 비단 이 해초뿐만이 아니다.

우리 생태계에서 ‘플라스틱 청소부’ 역할을 하는 생물들을 만나보자.​

“냠냠! 벌집 화학구조 닮았네”



토양에서 플라스틱을 먹고 있는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벌집과 꿀을 먹으며 자라는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가 ‘플라스틱 청소부’로 부상(훨씬 좋은 위치로 올라섬)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 연구진이 2017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는 가장 많이 쓰이는 플라스틱 중 하나인 폴리에틸렌을 빠르게 분해한다. 폴리에틸렌은 비닐봉지나 포장지, 플라스틱 용기 등을 만드는 데 흔히 사용되지만 잘 분해되지 않는다.

폴리에틸렌 필름 위에 애벌레를 두고 관찰한 연구팀은 40분 후 1∼3개 정도의 구멍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 애벌레 100마리가 12시간 내에 분해하는 폴리에틸렌의 양은 92㎎에 달했다. 연구팀은 “애벌레가 먹는 벌집의 화학구조가 폴리에틸렌의 화학구조와 비슷해 비닐을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연구진은 이 애벌레의 어떤 효소(생물의 세포 안에서 합성돼 화학반응을 하는 화합물)가 폴리에틸렌을 분해하는지는 밝히지 못했는데 2년 후인 2019년, 국내 연구팀이 효소의 정체를 밝혀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꿀벌부채나방의 효소 중 ‘에스테라아제(Esterase)’, ‘라이페이즈(Lipase)’, ‘사이토크롬(cytochrome)P450’이 폴리에틸렌을 분해한다고 밝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류충민 박사는 “이 효소를 발굴해 대량으로 배양(미생물을 인공적으로 증식시키는 조작)한다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새로운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꿈틀꿈틀 ‘밀웜’ 나가신다”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는 아메리카왕거저리의 애벌레.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제공

단백질이 풍부해 식용곤충으로도 인정받은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도 플라스틱을 청소한다.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은 ‘슈퍼밀웜(supermealworm)’으로도 불린다.

지난해 6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학부생들로 이뤄진 연구팀은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박테리아 ‘슈도모나스’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50마리와 폴리스티렌을 실험실에 넣고 관찰한 결과 21일 후 플라스틱의 70% 정도가 없어진 것을 확인했다. 폴리스티렌은 플라스틱의 한 종류로 가공이 쉽고 가벼운데다 값도 싸 생활용품과 포장 용기로 널리 쓰인다. 열에 쉽게 녹아 다량의 환경호르몬을 발생시키는 주범이다. 연구원들은 유충의 내장에서 ‘슈도모나스’를 분리해 폴리스티렌과 함께 뒀을 때 폴리스티렌 표면에 이 박테리아가 증식해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곰팡이 ‘아스페르길루스 튜빙겐시스’(Aspergillus tubingensis)의 모습. 위키피디아 제공

‘꿈틀꿈틀’ 움직이며 플라스틱을 먹는 애벌레와 달리 맨눈으로는 볼 순 없지만 조용하게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생물이 있다. 곰팡이 ‘아스페르길루스 튜빙겐시스(Aspergillus tubingensis)’다. 지난 2017년 중국과학원(CAS) 쿤밍 식물학 연구소 연구진은 파키스탄 북부에 있는 이슬라마바드 쓰레기 매립지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곰팡이를 발견했다. 아스페르길루스 튜빙겐시스는 일반 토양에 있는 누룩곰팡이로 플라스틱의 표면에서도 자라는데, 플라스틱 표면에 효소를 분비해 플라스틱의 화학 구조를 몇 주 안에 분해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 타이어나 합성 가죽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인 폴리에스테르와 폴리우레탄을 분해하는 이 곰팡이는 폐기물 처리 공장이나 플라스틱 쓰레기로 오염된 토양에 활용될 예정이다.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ㆍ손희정 인턴기자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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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properrain   2021-02-02

      안녕아세용!!저도황경에대에서
      알아보고있는대!!!정말좋은정보감사합니당!!!~~

    • 어동1
    • jangjimin2010   2021-01-31

      우와 플라스틱을 없애주는 동식물들이 있었네요
      저도 환경오염에 관심이많은데 좋은정보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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