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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오 샹젤리제 정원∼
  • 이채린 기자
  • 2021-01-17 17: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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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젤리제 거리.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1] ‘오 샹젤리제, 오 샹젤리제.’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프랑스 샹송 ‘샹젤리제’의 후렴구다. 그 다음 노랫말은 이렇다. ‘해가 뜨거나 비가 오거나, 대낮이거나 한밤이거나, 샹젤리제에는 당신이 원하는 것이 다 있습니다.’ ‘오(Aux) 샹젤리제’는 ‘샹젤리제에’란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흥겨운 노랫가락에 취해 ‘오’를 감탄사로 착각하지만….


[2]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는 개선문이 있는 샤를 드골 광장에서부터 콩코르드 광장까지 이어지는 길이 2㎞, 폭 70m의 세계적 관광거리다. 카페, 극장, 럭셔리 상점들이 즐비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다 있는’ 거리로 통했다.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7월 14일)에 육해공 군인들이 행진하고, 투르 드 프랑스 자전거대회는 피날레 경주를 한다. 크리스마스와 새해의 화려한 불꽃놀이는 말할 것도 없다. 


[3] 샹젤리제 거리는 최근 수난을 당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낙원이라는 의미의 엘리제를 따와 ‘엘리제의 밭’이란 뜻이지만 더 이상 낙원의 영예(영광스러운 명예)를 누리지 못한다. 소비와 오염의 중심지라는 오명에 더해 테러, *노란조끼 시위, 파업, 코로나19로 유례없이 상처받고 쓸쓸한 광경이다. 집회와 코로나로 시련을 겪은 서울 광화문 광장과 비슷한 점이 있다. 


[4]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샹젤리제 거리를 ‘특별한 정원’으로 바꾸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공원이 아니라 정원(프랑스어로 jardin)이다. 수백 그루의 나무 터널을 만들겠다니 듣기만 해도 설렌다. 그런데 이 계획은 시(市)가 독단적으로 정한 게 아니다. 2년 전 사회·문화계 인사들이 결성한 ‘샹젤리제 위원회’에서 시민 9만6000명의 의견을 들어 만든 계획을 시장이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해 재선(또 당선됨)에 성공해 2026년까지 임기인 이달고 시장은 2024년 파리 올림픽 전까지 일단 콩코르드 광장 일대를 정원으로 바꾸고 나머지 구간은 2030년까지 차근차근 해나가겠다고 한다. 


[5]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공사를 강행(강제로 시행함)하고 있는 광화문 광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온갖 반대 여론에도 올해 10월 완공을 목표로 무작정 앞으로 돌격 중이다. 공사의 재원은 800억 원의 혈세(피와 같은 세금이라는 뜻으로 귀중한 세금을 일컫는 말)다. 파리의 샹젤리제는 ‘시민들에게 맑은 공기를 주는 특별한 정원’으로 바뀐다는데, 서울시민 1만2115명과 소통했다는 광화문 광장 변화 콘셉트는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광장’이다. ‘샹젤리제’ 노래에서는 낯선 남녀가 하룻밤 만에 연인이 되고 새들은 사랑을 노래한다. 십 년 후 나무가 울창한 샹젤리제 정원에서는 사람이든 새든 더 많이 사랑을 노래할 것 같다. 오 샹젤리제 정원∼. 


동아일보 1월 13일 자 김선미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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