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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스틱 빨대로 곰 인형 제작한 정찬부 작가, 일상 속 빨대를 예술로!
  • 장진희 기자
  • 2021-01-11 12: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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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빨대로 곰 인형 제작한 정찬부 작가


정찬부 작가와 그의 작품 ‘함께 떠나는 여행’


작품 ‘투게더’

바다 생물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빨대가 어린이들이 ‘폭’ 안기고 싶은 곰 인형으로 재탄생했다.

어린이를 위한 예술교육공간인 서울문화재단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서울 관악구)에 최근까지 전시됐던 사람만한 곰 인형 모양 조형물의 이야기다. 빨대 조형물 시리즈인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는 제목의 작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노란색 곰 인형이다. 털실로 짠 것 같기도 하고 젤리 같기도 해 포근한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은 버려지는 빨대로 제작돼 화제가 됐다. 수천 개의 빨대를 잘게 잘라 곰 인형 모양의 플라스틱 마네킹 위에 붙인 것.

노란 곰 인형의 아버지인 정찬부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 온 조형예술가다. 어떻게 빨대로 거대한 곰 인형을 만들었을까? 최근 전시가 마무리된 공간에서 정 작가를 만났다.​

“빨대는 내 상상력의 원천”


곰 인형 조형물에 빨대를 입히기 전 모습. 정 작가 제공


정 작가가 빨대를 사선으로 잘라 잇는 모습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 2층에 마련된 전시실로 들어서면 양손을 바닥에 대고 뒤로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있는 길이 약 160㎝의 노란 곰 인형에 시선을 빼앗기고 만다. 테디베어 인형처럼 폭신폭신할 것 같지만 1∼2㎝ 크기로 잘게 자른 플라스틱 빨대를 이어 붙여 만들어 실제론 딱딱하다. 사선으로 자른 빨대 조각을 글루건으로 하나하나 이었다고 정 작가는 설명했다. 노란 곰 인형 하나를 만드는 데만 하루 12시간씩 한 달이 걸렸다. 그는 “사용한 빨대를 세본 적은 없지만 얼추 수천개는 될 것”이라며 “일부는 재활용 빨대”라고 말했다.

정 작가는 약 10년 전부터 빨대를 활용해 돌과 꽃, 산세베리아, 도롱뇽 같은 자연물을 주로 만들어왔다. 왜 이번엔 곰 인형이었을까? 그는 “자연 말고 일상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고자했다”고 밝혔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수년 전 입양한 유기견 출신의 반려견 ‘태풍’의 애착 인형이었다. 태풍이 형제처럼 아끼는 곰 인형을 작품에 등장시켜 소중한 반려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것.

정 작가가 처음 빨대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에는 미술계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돌, 흙, 나무로 만든 조형물만이 전시될 가치가 있다는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 그는 “카페에 앉아 있다가 버려지는 빨대를 보고 우연히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예술은 어렵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빨대로 작품을 만들 때 상상력이 마구 샘솟는 것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빨대 예술가 되고 싶은 어린이는 ‘주목’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에 비치된 빨대가 들어있는 풀장


어린이들이 빨대로 만든 작품

“빨대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손재주가 없어도 누구나 빨대 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정 작가)

정 작가가 곰 인형 마네킹 표면에 빨대를 붙였듯, 가정에서 점토나 스티로폼, 플라스틱 재활용품으로 본체를 만들고 마치 옷을 입히듯 겉면에 빨대를 이어 붙여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빨대를 잘게 자를 때 사선으로 잘라야한다. 정 작가는 “사선으로 자른 빨대를 마치 기왓장을 얹듯이 붙여나가라”고 조언했다. 골판지나 우드락을 원하는 모양으로 자른 뒤 위에 빨대를 붙이는 방법도 있다.

잘게 자른 빨대를 철사나 실로 꿰어 입체감이 있는 작품을 만들 수도 있다. 정 작가는 “철사를 구멍에 넣어 여러 개의 빨대를 꿴 뒤 구부리면 공이나 소쿠리 모양의 작품을 만들기 쉽다”고 설명했다.

공사장에서 주운 물건으로 작품 만들기도

계란판, 비닐봉지, 노끈, 전선, 나뭇가지…. 정 작가는 “버려지는 물건으로 작품을 만들려는 시도는 항상 한다”고 말했다. 버려진 계란판을 주워 작품을 만들기도 했고, 공사장에서 얻은 전선과 부러진 나뭇가지로 작업하기도 했다.

실험 정신을 발휘하며 다른 작가들과 차별화된 작품을 발표해 온 그는 “녹차 밭이 펼쳐진 전남 보성군의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며 “자연에서 자유롭게 뛰놀며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이 작품 활동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이동아의 전신(바뀌기 전의 본체)인 ‘소년동아일보’는 어린이를 위한 읽을거리가 풍부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제게 세상을 보는 창과 같았어요.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매우 감격스러웠답니다. 오는 5월 뮤지엄그라운드(경기 용인시)에서 제 개인전이 열리니 2m 크기의 곰 인형을 감상하고 싶은 친구들은 놀러오세요!”​

▶글 사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손희정 인턴기자​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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