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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구치소 코로나
  • 장진희 기자
  • 2020-12-27 12: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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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정문에 방역수칙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구치소발(發) 코로나19 집단 감염 소식에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200명 넘는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어제 전수검사(모든 항목을 일일이 검사함)에 들어갔다. 두 *구치소는 각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어 더욱 주목을 받았다.

구치소는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미결수(법적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로 구금된 피의자)들이 주로 입감(가두어 넣음)된 곳이다. 그렇다 보니 이들과 수시로 접촉해야 하는 법조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법원행정처는 전국 법원에 3주간 휴정(재판을 잠시 쉼)을 권고하고 긴급을 요하는 사건 외에는 재판기일을 미루거나 바꾸도록 했다. 대검찰청도 구속 수사나 소환(일정한 날에 법원이 지정한 장소에 나오라고 명령함) 등 대면(얼굴을 마주 보고 대함)조사를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바이러스는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지만 이번에는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코로나 확산 이후 소득과 생활이 달라지지 않은 사람들과 치명적 타격을 입는 사람들의 격차가 벌어지는 ‘코로나 디바이드’가 생겨났다. 바이러스로 인해 그동안 숨어 있던 계급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이를 인도의 계급제도인 카스트에 빗댄 ‘코로나 카스트’라는 말도 등장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 카스트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감염 위험이 낮고 급여도 줄지 않은 원격(멀리 떨어져 있음) 노동자층, 감염 위험은 있지만 실직(직업을 잃음) 위험이 없는 의사 군인 경찰관 등 필수 노동자층, 실직자와 무급휴직자 등 임금이 없어진 계층 등으로 나뉜다. 그리고 가장 밑바닥에 *교도소, 노숙인 시설, 이민자 수용시설 등에서 집단생활을 해야 하는 ‘잊혀진’ 계층이 있다.

하루 1000명대를 오르내리는 확산세에 23일부터 수도권, 24일부터는 전국에서 5명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됐다. 거리 두기 3단계에 적용되는 ‘10인 이상 집합금지’보다 더 강력한 조치다. 교도소나 구치소에는 독방(혼자 쓰는 방)도 있지만 6, 7명이 한 방에서 생활하는 혼거실(여러 사람이 지내는 방)이 적지 않다. 교정당국이 24시간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지만 식사할 때나 세수할 때도 마스크를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형을 사는 수인(감옥에 갇힌 사람)이라 해도 감염으로부터 안전할 권리는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또한 백신 접종 때까지는 조심하며 견뎌내야 할 현실인 걸까.

교정당국은 지난봄부터 발열측정 카메라를 구비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위생수칙을 강조해왔다. 신입이 들어오면 감염 예방을 위해 14일간 격리했고 수형자(형벌을 받은 사람)들의 면회(출입이 제한되는 곳에 찾아가 사람을 만남)도 제한했지만 그것으로는 역부족인 듯하다. 교정시설뿐 아니라 집단생활을 하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군대도 감염이 확산되면 면회와 외출 등 외부와의 접촉부터 규제받는다. 백신은 멀고 방역은 강화되면서 당연하던 일상이 당연해지지 않게 된 이 겨울, 사람을 ‘바이러스 덩어리’인 것처럼 여기고 기피(싫어하여 피함)해야 하는 일상은 감옥 안이건 밖이건 다를 바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동아일보 12월 23일 자 서영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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