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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험실에서 만든 치킨 너겟!
  • 김재성 기자
  • 2020-12-20 14: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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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진열대로 성큼 다가오는 ‘배양육’


잇저스트가 개발한 배양육 닭고기로 만든 치킨 너겟. CNN 홈페이지 캡처



“실험실에서 기른 고기가 슈퍼마켓 진열대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전 세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붐이 일고 있는 ‘배양육’ 관련 소식을 10일(이하 현지시간) 전하며 이런 제목을 달았다. ‘배양육’은 동물의 세포를 배양(인공적인 환경을 만들어 동식물 세포와 조직 일부를 기름)하여 만들어내는 고기로 분명히 고기인데, 우리가 지금까지 먹어왔던 고기와는 다르다. 다 자란 동물을 도축(고기를 얻으려고 가축을 죽임)해 고기를 얻는 것이 아니라 배양시설을 갖춘 실험실에서 동물의 세포를 키워 만드는 고기인 것. 채소나 두부를 활용해 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가진 것처럼 만든 ‘가짜 고기’와도 다르다.

이달 들어 ‘배양육’은 식량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싱가포르 정부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배양육 닭고기를 식품으로 승인하고 19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것. 우리가 먹는 고기를 어떻게 실험실에서 만든다는 것일까. 미래 식량으로서 배양육은 어떤 장점이 있기에 세계가 배양육에 집중하는지 살펴본다.


잇저스트의 직원이 배양육 닭고기로 만든 치킨 스테이크를 살펴보고 있다. SCMP 홈페이지 캡처


실험실에서 고기를 배양하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더 스푼 홈페이지 캡처


○ 줄기세포 활용해 실험실에서 길러낸 고기

싱가포르는 세계 최초로 배양육을 식품으로 승인하고 판매하는 나라가 됐다. 미국 CNN 방송은 “싱가포르식품청(SFA)은 미국의 배양육 개발업체 잇저스트(Eat Just)가 실험실에서 세포를 길러 생산한 닭고기의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잇저스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조쉬 테트릭은 “우리는 수백, 수천 년 동안 고기를 먹어왔고, 지금까지는 고기를 먹기 위해 동물을 죽여야 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잇저스트의 배양육은 지난 19일 싱가포르의 레스토랑 ‘1880’에서 공식 판매됐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보도했다.  

배양육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배양육은 돼지와 닭, 소 같은 가축의 근육세포 조직을 활용해 실험실에서 만든다. 우선 가축의 세포 조직에서 줄기세포(여러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분리해 낸다. 그 다음 줄기세포를 생물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생물반응기’에 넣고 길러낸다. 생물반응기에는 세포의 성장을 돕는 영양분인 ‘배양액’이 담겨 있다. 생물반응기를 통해 배양된 고기를 용도에 맞게 가공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고기로 만들어내는 것.

잇저스트가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닭고기 또한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고 CNN은 보도했다. 제품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미네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동물 죽일 필요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실제 가축의 세포를 활용해 길러낸 배양육은 일반 고기와 다를 바가 없다. 살아있는 가축을 도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코로나19 사태 등을 계기로 동물권(동물도 인권과 비슷한 생명권을 지니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동물을 잔인하게 죽일 필요 없이 인간에게 필요한 고기를 얻을 수 있어 주목받는 것이다.

특히 축산업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리는데, 배양육을 활용하면 가축을 축사(가축을 기르는 건축물) 안에서 기를 필요가 없어 환경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가축이 직접 내뿜거나 배설물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줄어드니 지구의 대기질을 개선할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가축의 배설물을 처리하기 위한 시설 등 각종 축산 시설과 물 사용이 줄어들어 에너지와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싱가포르의 이번 발표 이후 더 많은 스타트업이 배양육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배양육 생산 업체는 2016년만 해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지만, 지금은 60개 이상에 달한다.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의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 시장 규모만 150조 원 

걸림돌은 배양육을 만드는 가격이다. 시장조사 업체 ‘럭스 리서치’에 따르면 배양육 1㎏을 만드는데 최소 400달러(약 44만 원)에서 최대 2000달러(약 219만 원)의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배양육 업계는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비용은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은 밝다. 미래 식량에 투자하는 ‘블루 호라이즌 코퍼레이션’은 배양육 시장의 규모가 미래 10년 동안 1400억 달러(약 15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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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yoondam   2020-12-25

      나는 고기를 먹으려면 동물을 죽여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동물의 세포로 고기를 만들 수 있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동물이 죽지 않아도 되고 맛도 고기와 똑같다면 동물 세포 고기를 먹겠다. 신기한 뉴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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