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한복·판소리 같은 전통 비틀었더니 세계인 관심 듬뿍
  • 장진희 기자
  • 2020-12-13 11: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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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는 힙한 홍대, 가사는 조선!

“광고를 스킵하지 않고 본 건 처음.”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기발하다.”

한국관광공사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한국 홍보영상인 ‘한국의 리듬을 느끼세요: 서울(Feel the Rhythm of Korea: SEOUL)’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이다. 광고에서 현대무용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는 청와대 앞, 덕수궁, 영화 ‘기생충’에 나온 자하문 터널 같은 서울의 명소를 누빈다. 퍼포먼스와 함께 어우러지는 배경 음악은 밴드 ‘이날치’가 내놓은 퓨전곡 ‘범 내려온다’. 국악 판소리 ‘수궁가’ 중 자라의 부름에 호랑이가 내려오는 대목을 재해석한 곡으로 신명 나는 가락을 선보여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의 리듬을 느끼세요’는 세계관광기구(UNWTO)가 후원하는 관광 분야 국제회의인 ‘관광혁신서밋’에서 디지털 캠페인 부문 ‘2020 관광혁신 어워드’를 수상하는 쾌거(통쾌하고 장한 행위)를 최근 이뤘다. 서울 편의 누적 조회수가 4415만회(13일 오전)를 넘길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끄는 데에는 배경음악인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 전래동화인 ‘별주부전’의 판소리 버전인 ‘수궁가’를 베이스, 드럼 같은 현대 악기의 반주에 맞춰 부른 음악이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통했다. 이밖에도 전통 문화를 현대인의 취향에 맞게 재해석해 인기몰이를 하는 사례에 대해 알아보자.​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홍보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가 흘러 나오는 가운데 무용팀이 춤을 추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판소리 창이 힙합의 랩 같다고?!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북채 대신 드럼 스틱이 음악의 시작을 알린다. 국악은 지루할 것 같다는 편견을 벗겨내듯 빠른 박자로 흘러나오는 노랫말이 귓가에 박힌다.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을 만큼 강력한 중독성 때문에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는 ‘수능 금지곡’으로 꼽히기도 했다. 수능 같은 중요한 시험에서 떠오르면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노래를 가리켜 수능 금지곡이라고 한다.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다섯마당 가운데 하나인 ‘수궁가’ 중 용궁에서 도망친 토끼를 찾으러 뭍으로 온 자라가 호랑이를 보고 놀라 도망치는 대목이다. 토끼를 쫓아 힘들게 육지로 온 자라는 몸에 힘이 빠져 ‘토’를 ‘호’로 잘못 발음한다. 목청껏 “호생원!”이라고 부르자 토끼 대신 호랑이가 신이 나서 달려 내려온다. 자라는 하마터면 ‘동물의 왕’ 호랑이에 잡혀 용봉탕(닭 국물에 잉어·자라를 넣은 보양식)이 될 뻔 한다.


이날치 멤버들이 ‘범 내려온다’를 부르고 있다


밴드명인 이날치는 조선 후기에 활동한 판소리 명창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가 새타령을 하면 진짜 새가 날아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밴드는 소리꾼 네명과 베이시스트 두명, 드러머로 구성됐다. 지난 2018년 결성한 이날치는 국악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세련된 리듬에 맞춰 판소리의 창보다 빠른 속도로 노랫말을 내뱉으니 마치 랩을 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이날치의 노래는 ‘조선의 힙합’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복을 재해석해 만든 무대 의상을 입고 공연하는 방탄소년단 멤버들


한복 수트가 눈길 사로잡네!

세계 음악계를 휩쓰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최애(가장 사랑함) 무대 의상은? 슈가, 정국 같은 멤버는 최근 패션 잡지 코스모폴리탄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돌(IDOL)’로 활동할 때 입었던 한복이 편해서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정국은 “(한복은) 한국의 전통 문화”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한복 사랑을 증명하듯 이 그룹이 지난 9월 경복궁 근정전 앞마당에서 선보인 ‘아이돌’ 무대 영상이 유튜브에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NBC 방송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방영되기도 한 이 무대에서 멤버들은 한복을 재해석해 만든 의상을 입고 공연을 펼쳤다. 최근 제기된 일부 중국 누리꾼의 “한복은 명나라의 의상”이라는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한국 누리꾼은 많은 해외 팬이 보는 이 영상에 댓글로 한복이 한국 전통 의복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한복에 들어가는 전통 문양이 새겨진 의상을 입은 멤버들

이날 방탄소년단의 의상에서는 한복 저고리 깃과 고름, 노리개를 본떠 만든 듯한 장식이 눈에 띄었다. 검은색 양복 상의에는 한복에서 자주 보이는 전통 문양이 새겨졌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이 의상을 칭찬하는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의상은 우리나라 한복 브랜드 ‘리을(ㄹ)’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신문 뉴욕타임스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같은 케이(K·Korean)팝 스타들이 한복을 재해석한 독특한 무대 의상을 착용하는 현상을 지난 10월 보도하며 “한복은 K팝의 인기 흐름을 타고 (세계의)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복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이 많아지는 것이 K팝의 소프트 파워(문화적 영향력) 덕분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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