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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쏙 시사쑥] 차별받는 청소년 다룬 일본 나이키 광고 공개… 반성 대신 ‘불매’ 선언
  • 장진희 기자
  • 2020-12-09 13: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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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향한 열정은 꺾지 못해!"

[오늘의 키워드] 자이니치

일본에 사는 한국인을 지칭하는 일본말. 일제강점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 또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이기기 위해 징용(강제로 동원함)한 조선인과 그들의 후손을 자이니치라고 한다.​


일본에서 공개된 나이키 광고에서 한복을 입고 가는 재일 한국인 소녀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진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일본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10대 소녀들의 성장기를 그린 나이키 광고가 최근 일본에서 공개된 후 일부 누리꾼의 비판을 받고 있다.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는 나이키재팬(NIKEJAPAN) 유튜브 채널에 일본 학교에서 이지메(집단 따돌림을 뜻하는 일본어)를 당하는 10대 소녀 축구선수 3명의 이야기를 다룬 광고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주인공들이 축구를 향한 열정을 바탕으로 따돌림을 극복한다는 것이 광고의 주된 내용이다.

광고에는 재일(일본에 살고 있음) 한국인 소녀, 흑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혼혈 소녀가 등장한다. 나머지 한 명은 성적이 뒤처지는 일본인 소녀다. 영상에서 재일 한국인 소녀는 잠들기 전 홀로 스마트폰으로 ‘현대 자이니치 문제를 고찰한다’는 제목의 칼럼을 읽는다. 흰색 저고리와 검은색 한복 치마를 입고 동생과 함께 걸어가는 재일 한국인 소녀에 일본 중년 남성들의 따가운 시선이 꽂히기도 한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 간 조선인들의 후손인 재일 한국인은 오늘날에도 일부 일본 극우 세력의 혐오 발언을 듣는 등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각종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온 나이키는 재일 한국인 차별이라는 일본 사회의 문제를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곱슬머리를 가진 흑인 소녀를 놀리고 따돌리는 일본 학생들


흑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검은 피부색을 가진 소녀는 친구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는다. 곱슬머리를 가진 소녀를 빙 둘러싸고 다른 학생들이 조롱하는 장면이 광고에 등장한다. 이 소녀는 “(차별 당하는 게)일반적인 건 아니잖아”라고 털어놓기도 한다.

영상 후반부에서 소녀들은 차별을 견디고 꿈을 향해 당당하게 나아가는 모습이다. 재일 한국인 소녀는 운동복 뒷면에 ‘야마모토(YAMAMOTO)’라는 일본식 성 위에 ‘김(KIM)’이라는 한국 이름을 덧대고 걸어간다. 이들은 더 이상 따돌림을 주도하는 친구들의 시선에 주눅 들지 않고, 밝은 모습으로 축구장을 누빈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이 영상은 9일 오전 기준 1100만회 넘게 조회됐다. 8만8000건의 ‘좋아요’가 달렸지만 ‘싫어요’도 6만8000건이 넘는다. 일본 누리꾼 사이에서 영상은 극과 극의 반응을 얻고 있는 것. 한 댓글에서는 “광고가 마치 일본 전역에서 이 같은 차별이 벌어지는 것처럼 묘사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일부 누리꾼은 나이키를 비판하며 불매(사지 않음)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나이키재팬 대변인은 광고가 실재(실제로 존재함) 선수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CNN 비즈니스에 밝혔다. 광고에 등장하는 재일 한국인 소녀는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 있는 재일조선중급학교(중학교)에 다니는 실재 인물이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의 의도에 대해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내용을 그렸다”고 나이키재팬은 덧붙였다.


따돌림을 받는 소녀들이 같은 축구팀에서 서로를 응원하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듯한 모습이다


▶‘For Once, Don’t Do It(이번 한 번은 하지 마).’

세계인이 사랑하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지난 5월 이 같은 메시지가 담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Just Do It(그냥 해봐)’이라는 나이키의 상징적 슬로건을 변형한 문구이지요. 지난 5월 미국에서는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인종차별적 과잉진압(강한 힘으로 억눌러 진정함)에 의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각계로 번졌고 나이키도 인종차별을 그만두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했어요.

이 같은 시도의 연장선상에서 나이키는 최근 일본 광고를 통해 일본 사회에서 차별받는 이들을 대변하고자 했어요.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나이키의 광고가 과장된 것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온라인 매체 재팬투데이는 “일본에는 따돌림을 당하는 청소년을 위한 보험 상품이 있을 정도”라며 광고에서 지적한 따돌림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맞다고 설명했어요. 광고의 취지와 달리 해당 영상에는 인종차별적인 댓글도 달리고 있다고 재팬투데이는 비판했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사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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