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신의 곁으로 간 ‘축구의 신’
  • 김재성 기자
  • 2020-12-02 18: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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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만큼 위대했던 선수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통령 궁 발코니에 디에고 마라도나의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한 나라가 3일 간의 국가 애도(사람의 죽음을 슬퍼함) 기간을 가졌다. 대통령 궁에 안치(안전하게 잘 둠)됐던 시신이 묘지로 이동하는 마지막 길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눈물을 훔쳤다. 전설적인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로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뒤 며칠 간 그의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진 일이다.


마라도나가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아르헨티나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축구계가 슬픔에 잠겼다. 축구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이 각기 남다른 방식으로 애도를 표했고, 마라도나가 선수시절 몸담았던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나폴리는 홈 경기장 이름을 아예 ‘마라도나’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마라도나는 어떤 인물이었기에 세계 축구계가 그를 유례(같거나 비슷한 예)없는 방식으로 추모(죽은 사람을 그리며 생각함)하고 있는 걸까. 



1986년 6월 29일 멕시코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의 승리 후 마라도나가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


때론 악동, 때론 영웅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빈민가(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서 자란 마라도나는 어릴 때부터 축구공과 늘 함께했다. 15세 나이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축구신동’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악동’과 ‘영웅’. 마라도나의 선수시절을 대표하는 두 가지 키워드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경기가 있다. 바로 1986년 열린 멕시코월드컵 8강전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경기. 이 경기에서 마라도나는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은 논란을 낳은 골과 역사상 최고의 골을 동시에 터뜨렸다. 경기 후반 6분 마라도나는 상대 골문 앞에서 높게 날아오는 공을 머리 대신 손으로 교묘하게 건드려 골을 기록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마라도나는 첫 골을 넣은 지 4분 만에 월드컵 역사에 남을 최고의 골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진영에서 공을 잡은 뒤 잉글랜드 골대를 향해 약 50m를 혼자서 돌파하며 골키퍼까지 제치고 득점한 것. 


마라도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제골에 대해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잉글랜드를 2대1로 격파한 아르헨티나는 4강전에서도 2골을 넣은 마라도나의 활약으로 벨기에를 2대0으로 무찔렀고, 결승전에서 서독(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쪽과 서쪽으로 분단된 지역 중 서쪽에 있던 나라)도 무너뜨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87년 5월 10일, 마라도나가 이탈리아 나폴리 소속으로 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기뻐하는 모습


스스로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천재


마라도나는 ‘스스로 경기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위대한 축구선수’였다는 평을 받는다. 그는 선수시절 이탈리아의 프로축구팀 나폴리로 이적한 뒤 당시 약체(실력이나 능력이 약한 조직)로 평가받던 팀을 이끌고 1987년 팀 역사상 최초로 리그 우승컵을 팀에 안겼다. 


‘천재’라 불리던 그의 활약으로 축구의 수비전술도 변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축구계에서 ‘빗장(문을 닫고 가러질러 잠그는 막대기) 수비’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이탈리아의 짜임새 있는 ‘압박 수비 축구’는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 여러 명을 단번에 제치는 마라도나를 견제하기 위해 등장했다는 것. 165㎝의 단신이었지만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지지 않았고, 보는 이를 감탄케 하는 드리블, 빠른 스피드를 갖춘 마라도나에게 ‘팀만큼 위대한 선수’라는 찬사(칭찬하는 말이나 글)까지 붙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생활 막바지 마라도나는 알코올 및 마약 중독, 탈세(세금을 내지 않는 것) 등으로 세계 최고 실력을 갖춘 선수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나폴리 홈구장 정문에서 팬들이 마라도나 추모품들을 바라보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나폴리=AP뉴시스


스페인 프로축구팀 FC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는 리오넬 메시가 최근 리그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마라도나를 추모하는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왼쪽)과 뉴웰스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던 마라도나. 인스타그램 캡처 



굿바이, 마라도나!


최고의 실력을 갖췄지만 한편으로 수많은 논란을 낳았던 축구선수 마라도나가 세상을 떠나자 전 세계 축구계는 그를 다양한 방식으로 추모하고 있다. 나폴리는 구단 역사상 첫 우승컵을 안긴 그를 기리기 위해 홈 경기장인 산 파올로 스타디움의 이름을 ‘마라도나’로 바꾸기로 최근 결정했다. 나폴리는 마라도나의 사망 이후 치러진 첫 리그 경기에서 팀 전원이 마라도나의 이름과 그를 상징하는 1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나와 그를 추모했다. 


‘제2의 마라도나’라 불리며 오늘날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아르헨티나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그는 마라도나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이 처음 축구를 시작한 팀이자 마라도나가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팀인 아르헨티나 뉴웰스의 유니폼을 자신의 소속팀 유니폼 안에 겹쳐 입고 리그 경기를 치렀다. 경기에서 골을 넣은 메시는 소속팀 유니폼을 잠시 벗어던지고 그를 기리는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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