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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버덕부터 케이팝까지… 태국 반정부 시위 이끄는 상징들
  • 최유란 기자
  • 2020-11-24 13: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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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태국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정부(기존 정부나 정부의 시책에 반대함)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흥미로운 상징들이 시위 현장 곳곳을 장식해 눈길을 끈다. 지난 2월 개혁(제도나 기구 따위를 새롭게 뜯어고침) 성향의 야당인 퓨처포워드당(FFP) 해산(해체하여 없어지게 함)을 계기로 시작된 태국의 반정부 시위는 2014년 군사 쿠데타(무력으로 정권을 빼앗는 일)로 정권을 잡은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퇴진(손을 떼고 물러남)과 개헌(헌법을 고침)은 물론 성역(신성한 지역)으로 여겨지던 왕실 개혁 요구로까지 이어지며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 최근 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 모습을 들여다보자.


지난 17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경찰이 발사한 물대포를 러버덕 고무보트로 막고 있다. 방콕=AP뉴시스


시위는 귀엽고 깜찍하게?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는 ‘러버덕’들이 등장했다. 러버덕은 귀엽고 깜찍한 외모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은 노란 고무 오리 캐릭터. 러버덕의 등장으로 시위 현장의 모습도 얼핏 보면 물놀이를 하는 것처럼 연출됐지만 러버덕이 등장한 이유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강압적인 힘으로 억눌러 진정시킴)하기 위해 쏘는 물대포를 막기 위해 나온 것이기 때문.

이날 시위 현장에 등장한 건 러버덕 모양의 고무보트다. 태국 상·하원이 개헌안을 본격 논의하기 시작한 이날 반정부 집회를 연 시위대는 러버덕 고무보트로 경찰의 물대포를 막아내며 시위를 이어갔으며 이튿날 열린 집회에도 러버덕 고무보트를 동원했다. 시위대가 태국 왕실을 상징하는 노란색에 깜찍한 외모를 지닌 러버덕 모양을 선택한 것을 두고 한쪽에서는 왕실과 정부를 조롱(비웃거나 깔보면서 놀림)하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서 시위대가 러버덕 고무보트를 들고 있다. 방콕=AP뉴시스


이어 지난 21일 방콕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는 ‘공룡’이 등장했다. 태국 매체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10대들이 이끈 이날 집회에서 시위대는 정부를 공룡에, 시위대를 공룡의 멸종을 초래한 소행성에 빗대며 과감한 개혁을 요구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공룡과 소행성 모형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방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대중문화로 ‘대동단결’

젊은 층이 주도하는 시위인 만큼 젊은 층이 즐기는 대중문화도 시위 곳곳을 꾸미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나라의 케이팝. 시위대는 태국에서 인기가 높은 케이팝을 시위 현장에서 함께 부르고 춤추며 결집(한곳에 모여 뭉침)하고 있다. 특히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는 최근 태국 반정부 시위의 ‘투쟁가’로 여겨지며 자주 불리고 있다. 반복되는 슬픔 속에서도 희미한 빛을 쫓아가면 새로운 세계를 만날 것이라는 가사가 시위대에게 깊은 영감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시위대는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유명 케이팝 뮤지션의 노래를 시위 현장에서 부르며 정부에 맞서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10대 시위대가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방콕=AP뉴시스


태국 반정부 시위대의 상징적 행위로 자리 잡은 이른바 ‘세 손가락 경례’도 대중문화에서 따온 것이다. 세 손가락을 하늘 높이 치켜드는 이 행위는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에서 등장인물들이 억압(자유로이 행동하지 못하도록 억지로 억누름)적인 독재 권력에 항거(순종하지 않고 맞서서 반항함)하는 의미로 사용한 제스처. 세 손가락 경례가 태국 왕실과 정부에 항의하는 표현으로 굳어지자 태국 법원은 지난달 왕비가 타고 있는 차량에 세 손가락 경례를 한 반정부 시위대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발행해 줌)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영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에서 주인공 ‘캣니스’(제니퍼 로렌스)가 독재 국가 ‘판엠’에 항의하는 의미로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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