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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초등학교부터 터키의 고대 유적까지 “통째로 옮겨드립니다”
  • 최유란 기자
  • 2020-11-23 14: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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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최근 중국에서 연출됐다. 스스로 움직이는 하울의 성과 같이 뚜벅뚜벅 걸어서 이동하는 건물의 모습이 포착된 것.

중국뿐만이 아니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수천 톤(t)에 이르는 대형 구조물이 통째로 이동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 구조물들은 어떻게 움직일 수 있었던 걸까. 또 구조물 전체를 그대로 옮겨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통째로 옮겨져 주목받은 세계 곳곳의 대형 구조물들을 살펴보자.


중국 상하이의 라거나 초등학교 건물 이동 전(위쪽)과 후 모습.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것이다. 유튜브 영상 캡처


초등학교 건물이 ‘뚜벅뚜벅’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는 한 초등학교가 ‘걸어서’ 이동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5층인 이 건물의 무게는 무려 약 7600t. 이 건물은 도대체 어떻게 움직일 수 있었던 걸까.

CCTV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중국 상하이 황푸구 당국은 1935년 지어진 라거나 초등학교를 60m가량 옮기는 데 성공했다. 건물을 옮기는 데 걸린 기간은 18일. 18일간 건물을 옮기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마치 건물이 뚜벅뚜벅 걸어간 것처럼 보인다.

이는 건물 바닥에 설치한 198개의 ‘인공 다리’ 덕분에 가능했다. 당국은 건물을 통째로 옮기기 위해 땅에 박힌 기둥의 아랫부분을 잘라낸 뒤 인공 로봇 다리 일부를 바닥에 부착해 건물을 들어 올렸다. 이후 나머지 인공 다리를 바닥에 촘촘히 부착한 뒤 이 다리들을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게 해 5층 건물을 통째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건물에 다리를 달아주는 것과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건물 전체를 그대로 옮긴 것.


라거나 초등학교 건물 아래 부착한 인공 다리. 유튜브 영상 캡처


그렇다면 이러한 아이디어까지 동원해 건물을 통째로 이동시킨 이유는 뭘까. 바로 라거나 초등학교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서다. 이 학교는 85년 역사를 자랑하는 곳. 그러나 이 학교가 있던 곳에 복합 상가가 들어설 계획이 생기며 철거(건물, 시설 따위를 무너뜨려 없앰)될 위기에 처하자 통째로 옮기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란 우지 수석 감독관은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기 위해 생각해낸 방법”이라며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보다 저렴한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CJ ICM이 터키의 고대 유적을 옮기는 모습. CJ 대한통운 제공


고대 유적? “배송해 드릴게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구조물을 보존하기 위해 통째로 이동시킨 사례는 다른 나라에서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터키에서는 고대 유적을 통으로 ‘배송’하는 일이 있었다. CJ 대한통운 자매사인 중동지역 물류회사 CJ ICM이 총 무게 1만 2063t에 달하는 터키 고대 유적 23개를 안전한 장소로 이전하는 ‘하산 케이프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

이 프로젝트는 이들 유적이 있던 터키 남동부의 하산 케이프 지역이 댐 건설로 수몰(물속에 잠김) 위기에 처하면서 시작됐다. 이곳에 있던 여러 고대 유적을 4.7㎞ 떨어진 문화공원으로 옮기기로 한 것이다. 특히 유적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체하지 않고 통으로 옮기는 ‘무해체 통운송’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업체는 매우 무거운 화물 운송에 사용되는 특수 장비 모듈 트랜스포터(SPMT)를 88대 이상 동원했다. 또 아주 느리게 운송하는 과정에서 무게 중심을 맞추고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기술도 적용했다. 그 결과 500년 이상 된 무게 1150t의 고대 무덤 ‘제낼 베이 툼’부터 800년 전 터키에서 사용된 무게 1500t의 목욕탕 ‘아르투클루 베스’ 등을 성공적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2017년 5월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23일 무게 1700t의 15세기 유적 ‘엘 리스크 모스크’를 옮기는 것을 끝으로 약 2년 반 만에 마무리됐다.


통째로 옮겨지는 덴마크의 루비에르 크누데 등대. BBC 홈페이지 캡처


앞서 지난해 10월 덴마크에서는 120년 된 등대를 지키기 위해 통으로 옮기는 일도 있었다. 1900년부터 덴마크 북해 해안을 밝혔던 ‘루비에르 크누데 등대’가 해안선 침식(자연 현상이 지표를 깎는 일)으로 점점 벼랑 끝에 내몰리자 추락을 막기 위해 70m가량 이동시킨 것. 덴마크 당국은 등대를 들어 올려 바퀴가 달린 받침대에 올린 뒤 바닥에 레일을 깔아 천천히 등대를 옮기는 방법을 택했다.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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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khs0923   2020-11-26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최근 중국에서 연출됐다 스스로 움직이는 하울의 성과 같이 뚜벅뚜벅 걸어서 이동하는 건물의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런 일 없겠지만 영화처럼 그런 일이 있다면 정말 신기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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