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다이빙부터 AR, 로봇까지… ‘상상 초월’ 군견의 세계

어린이 뉴스

스카이다이빙부터 AR, 로봇까지… ‘상상 초월’ 군견의 세계
최유란 기자
2020-11-19 13:34:29

“새로운 활약 기대하세요”

군사적 목적을 위해 특별한 훈련을 시킨 개인 군견. 군견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500년 페르시아 왕이 이집트 원정 중에 군견을 투입(필요한 곳에 넣음)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후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는 보다 기술적인 훈련을 받은 군견이 경계, 수색, 통신, 운반 등 여러 임무를 맡아 조직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군견의 활약상이 더욱 다채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활약을 위해 색다른 훈련과 발전된 기술로 무장(필요한 무기나 장비를 갖춤) 중인 군견의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기 때문. 기상천외한 ‘요즘 군견’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중국 공군 소속 군견 ‘딩당’이 스카이다이빙 훈련을 하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 웨이보 캡처

낙하산 부대원을 꿈꾸며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매체 CCTV 밀리터리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스카이다이빙 훈련을 받는 중국 군견 ‘딩당’의 모습이 올라왔다. 스카이다이빙이란 비행 중인 항공기에서 낙하산을 착용한 채 뛰어내려 목표 지점에 정확히 착지(공중에서 땅으로 내림)하는 것. 독일산 셰퍼드인 ‘딩당’은 영상 속에서 눈가리개와 입마개를 한 채로 담당 군인과 함께 비행 중인 항공기에서 뛰어내렸다. 이후 낙하산을 펼친 채 차분하게 하늘을 날던 딩당은 담당 군인과 함께 목표한 지점에 무사히 착지하며 성공적으로 훈련을 마쳤다.

담당 군인과 함께 낙하하는 ‘딩당’. 웨이보 캡처

이를 보도한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딩당은 중국 공군 소속 군견으로 낙하산 부대원이 되기 위해 스카이다이빙 훈련을 수행했다. 필요할 경우 작전 지역에 낙하산을 타고 신속히 투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훈련이었던 것.

낙하산 부대원이 되기 위해 훈련받고 있는 ‘딩당’. 웨이보 캡처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군견이 딩당이 처음은 아니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군은 201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 수색을 위해 군견을 낙하산으로 투입한 적이 있다. 하지만 흔한 사례는 아니다. 중국 공군은 스카이다이빙 훈련을 통해 실제 작전에서도 군견을 군인과 함께 낙하산으로 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군견용 증강현실(AR) 고글을 착용한 개. 미국 육군 제공

첨단 기술로 능력치 업!

미국에서는 발전된 기술을 토대로 이제까지와는 다른 활약을 펼칠 군견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그중 하나가 증강현실(AR) 고글을 착용한 군견. 미국 육군은 인간과 동물의 의사소통을 연구하는 업체 커맨드 사이트와 함께 군견용 AR 고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지난달 밝혔다.

군견용 AR 고글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는 군견이 원격(멀리 떨어져 있음)으로도 군인의 명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군인이 군견에게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군견이 볼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서 손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AR 고글을 이용하면 원격으로도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인이 곁에 없어도 군견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 미국 육군과 커맨드 사이트는 현재 개발된 유선 고글 기술을 무선으로 발전시킨 뒤 소속 군견을 대상으로 시험할 계획이다.

지난달 공개된 뒤 미국 공군 훈련에 투입된 로봇 군견. 미국 공군 제공

머리부터 발끝까지 기술로 무장한 군견도 나온다. 바로 ‘로봇 군견’이다. 미국 공군은 지난달 로봇 군견을 공개하고 공군 훈련에 시범 투입했다. 로봇 개발 업체 고스트 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군견은 적의 위협을 감지하기 위한 정찰 임무를 맡아 좋은 성과를 올렸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미국 플로리다 주 틴들 공군기지에 시범 투입돼 보안 순찰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로봇 군견은 후각이 없어 실제 군견을 대체(다른 것으로 대신함)할 순 없으나 군인이나 군견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을 전담(전문적으로 맡아서 담당함)해 살피며 군사 작전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틴들 공군기지에 투입된 로봇 군견. 미국 공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