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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투잡' 영부인
  • 장진희 기자
  • 2020-11-12 13: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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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질 바이든 여사가 지난 8월 델라웨어 주 윌밍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AP뉴시스 자료사진

미국 역대 대통령 부인들의 직업은 영부인이었다. 잘나가는 변호사였던 힐러리 클린턴 여사도, 미셸 오바마 여사도 백악관 입성(진출함)과 함께 본업(주가 되는 직업)을 내려놨다. 하지만 이런 전통은 내년 1월 20일 취임(맡은 자리에 나아감)하는 조 바이든 당선인의 부인 질 여사(69)에서 끝나게 된다. 평생 고교와 대학에서 가르쳐온 그는 영부인이 된 뒤에도 강의를 계속하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백악관에서 출퇴근하는 ‘투잡(two job·한 사람이 두 가지 일에 종사함)’ 영부인이다.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에서 이제는 선출직 국가원수(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의 부인, 즉 *㉠퍼스트레이디를 일컫는 말이 된 영부인은 사실 직업이라 하기에는 좀 특별하다. 보수는 없지만 대통령을 보좌하고 여러 행사에 참석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사실상 사생활을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남편이 대통령에 선출되면 아내는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고 내조(아내가 남편을 도움)에 적극 나서는 게 당연시됐다.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영부인은 엘리너 루스벨트(1884∼1962)라는 데 별 이견(다른 의견)이 없다. 그는 불행을 기회로 만드는 ‘행복의 연금술사’라고 불렸는데, 적극적인 내조로 장애인이 된 남편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는가 하면, 4번이나 연임(임기를 마친 뒤 계속해 직위에 머무름)에 성공시켰다. 1945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재임(임무를 수행함) 중 사망할 때까지 남편의 손과 발, 눈이 되어 그림자처럼 도우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남편 사망 후에도 국제연합(UN·유엔) 등을 무대로 ‘인권의 대모’라 불리며 영부인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다.

미 언론들은 질 여사를 바이든 당선인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바이든의 최종 병기’라 표현한다. 질 여사는 카멀라 해리스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선택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등 이번 선거 기간을 통해 ‘내조형’인 동시에 ‘참모형’ 아내의 면모를 두루 보여줬다. 이런 그가 “나만의 정체성과 직업을 갖길 원한다”고 했다. 26세 나이에 두 아들이 딸린 35세 바이든과 결혼해 세 아이를 키우며 석박사 학위 3개를 따낸 감투(과감히 싸움)정신이라면 무엇이건 못하랴. 질 여사는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일한 2009∼2017년 ‘에어포스투(미국 부통령의 전용기)’ 안에서 시험지 채점을 한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미국의 한 연구자는 “과거 영부인들의 경우 일과 가정의 양립(동시에 따로 성립함)이 허용되지 않았지만 (질 여사는) 21세기에 맞는 영부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당선인은 평소 질을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이라고 말해왔고 지난해 4월 첫 유세에서 자신을 ‘질의 남편’이라고 소개했을 정도로 그녀를 밀어준다. 비록 78세, 69세 고령인 당선인 부부지만 사고방식은 그 누구보다 젊은 커플이 아닐까 싶다.

동아일보 11월 10일 자 서영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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