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어린이기자인 최윤정 조성현 이동현 김민혁 유제영 어린이가 지난달 30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팅센터’를 찾아 오광진 박사(왼쪽)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뒤에 검은색 캐비닛처럼 보이는 것이 ‘슈퍼컴퓨터 4호기’이다. 대전=이지현 기자 edith@donga.com

오광진 박사가 동아어린이기자들에게 ‘슈퍼컴퓨터 4호기’ 내부를 공개하고 있다.

“컴퓨터계의 슈퍼맨이 있는 600억 원짜리 방으로 안내합니다.”
문이 열리자 옆 사람과 대화가 힘들 정도로 ‘윙∼’ 하는 큰 소음과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동아어린이기자들이 2층 높이, 초등학교 교실 6개 면적의 방에 들어섰다. 방을 가득 채운 것은 ‘슈퍼컴퓨터’.
동아어린이기자들은 지난달 30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팅센터’를 찾아 ‘슈퍼컴퓨터의 방’에 들어온 최초의 초등생이 됐다. 슈퍼컴퓨팅본부 오광진 박사가 동아어린이기자들을 안내했다.
<참석한 동아어린이기자> 유제영 김민혁(대전 원앙초 3) 최윤정(대전 한밭초 3) 조성현(한밭초 5) 이동현 어린이(대전 가장초 5)
“여러분이 보고 있는 것은 ‘슈퍼컴퓨터 4호기’입니다. 한국에 들어온 4번째 슈퍼컴퓨터이지요. 이곳은 1년 내내 22∼25도로 유지됩니다. 그래서 이 방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답니다.”
동아어린이기자들은 방바닥 곳곳의 ‘환풍기’처럼 생긴 장치에서 시원한 바람이 올라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왜 이 방에는 아무나 못 들어오는 거예요?”(윤정)
“하하하. 슈퍼컴퓨터 4호기의 가격은 600억 원입니다. 또 하루 슈퍼컴퓨터 가동에 드는 전기는 에어컨 2000대가 365일 가동되는 전기량과 같아요. 여기에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쓰이는 것 등을 포함하면 연간 전기료만 26억 원이지요.”
오 박사는 슈퍼컴퓨터의 내부도 공개했다.
“슈퍼컴퓨터는 여러 개의 검은색 캐비닛처럼 생겨서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방 안의 ‘검은색 캐비닛’은 모두 하나로 연결된 거예요. 슈퍼컴퓨터 내부의 선을 하나 따라가 볼까요?”
선은 바로 옆 ‘슈퍼컴퓨터’와 연결돼 있었다.

 

●오광진 박사와의 일문일답

―슈퍼컴퓨터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인가요.(성현)
“정확한 정의는 없어요. 그래서 세계 컴퓨터 관계자들은 약속을 했죠. 매년 회의를 열고 세계 컴퓨터의 성능에 순위를 매겨 500위 안에 드는 컴퓨터를 ‘슈퍼컴퓨터’라고 부르기로 한 거죠. 미국 회사가 만든 ‘슈퍼컴퓨터 4호기’는 현재 세계 37위입니다. 순위가 자꾸 뒤처지고 있죠. 그래서 한번 슈퍼컴퓨터라고 해서 영원한 슈퍼컴퓨터는 아닙니다.”
―기본 원리는….(민혁)
“이삿짐을 나르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하나의 짐을 여러 명이 함께 나르면 훨씬 빠르고 쉽게 옮길 수 있겠지요? 컴퓨터에는 사람의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가 있는데 슈퍼컴퓨터 4호기에는 2만5000개가 있어요. 하나의 일을 2만5000개의 ‘머리’가 동시에 작업하기 때문에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르지요. 초당 3000조 번 이상의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를 할 수 있어요.”
―일상생활 속에서 어떤 활약을 하고 있나요.(제영)
“최초의 김치냉장고와 KTX, 각종 영화의 컴퓨터그래픽도 ‘슈퍼컴퓨터 4호기’를 통해 탄생했어요. 김치를 어떤 온도에서 얼마 동안 숙성시켜야 하는지, 시속 300km의 초고속 열차의 구조를 어떻게 하면 소음과 진동을 줄일 수 있는지 등을 슈퍼컴퓨터가 매우 빠르게 계산해낸 것이지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는 무엇인가요.(동현)
“현재 일본에서 개발한 슈퍼컴퓨터 ‘K’가 세계 1위입니다. 초당 8162조 번 연산할 수 있어요. 중국의 ‘톈허 1호’, 미국의 ‘재규어’가 각각 2, 3위지요. KISTI는 세계 10위 안에 들기 위해 인텔코리아와 손잡고 2016년 ‘K’보다 3배 빠른 슈퍼컴퓨터를 만들 계획입니다.”

 

< 대전=이지현 기자 edith@donga.com >

 

<참석한 동아어린이기자>

유제영 김민혁(대전 원앙초 3)

최윤정(대전 한밭초 3) 조성현(한밭초 5)

이동현 어린이(대전 가장초 5)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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