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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트럼프의 ‘불복 DNA’
  • 김재성 기자
  • 2020-11-10 14: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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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길 준비가 돼 있고, 사실 이겼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워싱턴=AP뉴시스


[1] 어린 시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형인 프레디는 오래된 건물의 창문을 교체하려 했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데, 아버지 프레드는 “내 돈을 낭비하지 말고 망할 놈의 페인트칠이나 했어야지”라고 ㉠질책했다. 프레디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했을 때도 아버지의 ㉡경멸과 ㉢조롱을 받았다. 프레디의 딸 메리는 가족사를 다룬 책 ‘너무 과한데 만족을 모르는’에서 “할아버지는 자신의 장남이 이기기 위해 무슨 수를 쓰든 경쟁자를 물리치는 ‘킬러’가 되길 원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기질이 없었던 프레디는 아버지의 ㉣학대에 무너졌고, 형을 제친 도널드가 가문의 일인자가 됐다.


[2] 트럼프 대통령이 어린 시절 집에서 배운 규칙은 ‘어떻게 해서든 강해져야 한다’, ‘거짓말은 해도 된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거나 사과하는 건 나약한 것이다’라고 한다. 메리는 “아버지의 격려를 등에 업은 도널드는 자신이 과장해서 말하는 것들을 진실로 믿기 시작했다”고 썼다. 사실을 인정하는 것보다는 강해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친 이런 ‘조기 가정교육’이 오늘날 트럼프의 불복(명령이나 결정 등에 복종하지 않음) 본능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모른다.


[3] 조 바이든이 8일 대선 공식 승리를 선언하자 트럼프는 “바이든이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며 선거가 조작됐다는 소송을 법원에 곧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가 개표 중단 소송을 냈던 4개 주 가운데 미시간주와 조지아주 법원에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 당했지만, 이젠 우편투표가 조작이고 부정투표라는 소송을 할 태세다. 개표의 추가 기울면 승복(납득하여 따름) 선언으로 자연스럽게 당선자를 확정해 온 정권 이양(남에게 넘겨줌) 전통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4]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들 위증(증인이 허위 증언을 하는 일) 등 혐의로 40개월 형을 선고받은 선거 책사(꾀를 써서 일이 잘 이루어지게 하는 사람) 로저 스톤을 7월에 사면(죄를 용서하여 형벌을 면제함)하자 ‘대선에 질 경우 불복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었다. 스톤의 이름을 딴 ‘스톤의 법칙’은 정치판에서의 승리를 위해 △아무것도 인정하지 마라 △모두 부인하라 △역습하라는 접근법을 제시한다.


[5] 바이든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트럼프를 지칭해 ‘역대 최악의 패배자!’라고 쓴 피켓을 흔들었다. 백악관 주변에는 과거 트럼프가 TV 리얼리티쇼에서 자주 사용한 유행어 “당신은 해고됐어(You‘re fired)”라고 쓰인 포스터가 내걸렸다. 대선 불복과 재검표(개표 결과를 두고 잘못이나 실수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검사함) 논란으로 정국 혼란이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선거 결과 자체가 바뀔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4년간 돌출적 언행으로 대통령직의 품격을 떨어뜨려 온 트럼프가 하루빨리 깨끗이 승복하지 않는다면 ‘가장 질 나쁜 패배자’라는 오명(더러워진 이름이나 명예)까지 덧씌워질 것이다.


동아일보 11월 9일 자 김영식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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