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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측우기 개발에서 슈퍼컴퓨터 예보까지… 기상역사 엿보는 국립기상박물관
  • 장진희 기자
  • 2020-11-10 13: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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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우기 개발에서 슈퍼컴퓨터 예보까지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서울기상관측소 건물(사진)에 최근 국립기상박물관이 개관했다. 사진=장진희 기자


서울의 첫 단풍, 첫 얼음, 첫 눈 등 일기예보에서 접하는 서울 날씨의 ‘기준’이 되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서울기상관측소(등록문화재 제585호)다.

1932년 세워진 서울기상관측소는 80여 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서울의 날씨를 관측하고 있다. 건물 자체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을 정도로 서울 기상 관측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다. 수년간의 복원을 거친 서울기상관측소 건물에 우리나라 최초의 기상역사 박물관인 국립기상박물관이 최근 개관했다.

2층에 걸쳐 마련된 총 7개의 전시실에서는 ‘날씨의 역사, 기상문화 이야기’를 주제로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기상 관련 유물 약 150점을 선보인다. 이 중에는 국보급 유물도 2점 있다. 최근 국립기상박물관을 찾아 우리나라 기상 관측의 역사에 대해 알아봤다.​


서울기상관측소 뜰에 있는 각종 기상 관측 장비​


서울 날씨의 기준이 되다

국립기상박물관은 경희궁(서울 종로구) 뒤편 서쪽 언덕에 자리해있다. 낮은 산의 높이와 같은 해발 86m에 위치해 박물관을 향하는 오르막길에서 다소 숨이 찼다. 기상 관측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 눈으로 하늘의 변화를 쉽게 관찰하기 위해 고도가 높은 지역에 서울기상관측소를 지었다고 한다.

박물관 뜰에 도착하니 탁 트인 주변 경관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뜰에는 사계절의 변화를 한 눈에 관찰할 수 있도록 벚나무, 매화나무, 단풍나무 등이 심어졌다. 매년 봄, 이곳 벚나무에서 꽃이 피면 그날이 서울의 벚꽃 개화(꽃이 핌) 날짜가 된다. 마찬가지로 이곳에 눈이 내려야 공식적으로 서울에 첫 눈이 왔다고 언론에 보도된다. 이밖에도 기온, 습도, 기압, 강수량, 황사, 지진을 관측하기 위한 각종 장비가 뜰 한쪽에 설치됐다.

원기둥을 중심으로 육면체가 결합한 형태로 지어진 건물의 양식에서는 근대 모더니즘 건축 기법을 엿볼 수 있다. 건물은 서울기상관측소 직원이 상주(머무름)하는 공간과 최근 개관한 국립기상박물관으로 나뉜다. 기상관측소에는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다. 대한제국 시기인 1907년 서울 낙원동에 지어진 경성측후소가 1933년 현 위치로 옮겨졌고, 100여 년의 서울 기상 관측의 역사를 자랑하기 때문에 서울기상관측소는 지난 2017년 세계기상기구(WMO)의 ‘100년 관측소’에 선정된 의미 있는 장소다.



현존하는 강우량 측정 기구 중 가장 오래된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 (1837년·국보 제329호)’. 기상청 제공

국보 지정 측우기 실물 관람해요

우리는 슈퍼컴퓨터가 재난 상황을 예측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농경사회였던 삼국시대, 고려, 조선 때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기후를 관측했을까? 국립기상박물관 1층 전시실에 가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기상 관측의 역사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람, 지진, 서리, 우박 등의 기상 현상을 기록했다고 ‘삼국사기’에 남아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유물은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1837년·국보 제329호)’다. 조선의 강수량 측정 기구인 측우기는 세종대왕 때 세자였던 문종이 제작에 참여했다고 ‘세종실록’에 기록됐다.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는 현존하는 강우량 측정기구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 조선 제24대 왕인 헌종의 재위 시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충남 공주시의 감영(조선 관찰사가 살았던 관청)에서 사용됐다. 조선시대에 농업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측우기가 전국적으로 사용됐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실물이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측우기는 편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3단으로 분리된다.

이와 함께 측우기를 받치는 측우대 중 가장 오래된 것인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1770년·국보 제330호)’도 박물관에 전시됐다. 가운데에 측우기를 놓을 수 있도록 원형 구멍이 뻥 뚫린 모습이다. 화강암 기둥의 앞면과 뒷면 중앙에 ‘측우대(測雨臺)’라고 새겨졌다.


2층 전시실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왼쪽)’와 ‘백엽상’


기상 관측에서 예보로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근대 이후 기상 관측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관측소에서 측정한 기상을 지도에 숫자나 기호로 표시하는 ‘일기도’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일기도 작성은 기상 예보의 바탕이 된다. 1931년부터 1960년까지 30년간의 한국 날씨 평균값을 지도에 표시한 보고서인 ‘한국기후도(1962년)’ 등이 전시됐다.

보다 정확한 날씨를 관측하기 위한 기구인 ‘백엽상’과 ‘자동기상관측장비(AWS)’도 전시실 한가운데 설치됐다. 과거에는 작은 집 모양의 나무 상자인 백엽상 안에 온도계, 습도계를 설치해 날씨를 측정했지만, 최근에는 각종 센서가 자동으로 날씨를 관측하는 자동기상관측장비가 주로 쓰인다. 1987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자동기상관측장비는 전국적으로 600여 대 설치돼있다.

이밖에도 기상청이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만든 ‘수치예보모델’로 미래의 날씨를 예측하고 널리 알리는 과정을 영상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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