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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중국의 해산물 싹쓸이
  • 김재성 기자
  • 2020-11-05 15: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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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인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중국어선들이 조업을 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1] “중국인들이 회를 먹기 시작하면 횟감용 활어(살아 있는 물고기)가 남아나지 않을 거다”라는 농담을 흔히 듣는다. 실제로 현대 중국 요리에서는 날생선 메뉴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중국 옛 문헌(연구 자료가 되는 서적이나 문서)에는 생선회를 즐기는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시경(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에는 구운 자라와 생선회 얘기가 나오고, 맹자(유교 경전인 ‘사서’의 하나)에는 ‘인구(人口·사람의 입)에 회자(膾炙·회와 구운 고기)된다’는 표현이 나온다. 송나라 시인 소동파(1037∼1101)는 복어회를 목숨과 바꿀 가치가 있다고 극찬(매우 칭찬함)했다.


[2]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를 도우러 온 명나라 군인들이 생선회를 먹는 조선인을 보고 비웃었다는 얘기가 ‘어우야담’(조선 광해군 때 유몽인이 편찬한 설화집)에 등장한다. 그 무렵엔 중국 요리에서 생선회가 사라졌음을 추측하게 하는데, 이를 14세기 전염병 확산과 연관짓는 시각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식탁에 초밥이나 생선회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발 더 나가 물류체계 개선으로 내륙지역에 냉동 및 신선 해산물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중국이 전 세계 바다에서 해산물 싹쓸이에 나섰다. 중국의 해산물 소비량은 세계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3] 중국 정부는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국가나 공공단체가 기업이나 개인에게 내어 주는 돈)으로 1만7000척 규모의 원양어선단(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어업을 하는 배들)을 지원한다. 이들이 아시아 아프리카는 물론이고 남미 해역까지 진출했다. 종종 항로표지용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국제 수역과 각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을 벌인다. ㉠‘인해전술식’ 어업선단(고기를 잡는 배의 무리)의 싹쓸이가 도를 넘다 보니 중국의 보복이 두려워 불법 조업을 눈감던 남미 국가들도 국제 공조(서로 도와줌)를 통한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4] 우리 어업인 단체 ‘우리바다살리기 중국어선 대책추진위원회’가 2일 포항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으로 동해안 수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단속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7년 만의 오징어 풍년(평년보다 수확이 많은 해)이라는데 중국 어선 1000여 척이 북한 수역(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이나 지방)에서 조업(기계 등을 움직여 일을 함)한 뒤 어획량(수산물을 잡거나 채취한 수량)이 급감했으니 어민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중국 어선들은 4년 전 인천 옹진군 EEZ를 침범했다가 단속에 나선 우리 해경 고속단정을 고의로 받아 침몰시킨 적도 있다.


[5] 해양보호단체 오세아나에 따르면 중국 선단 300척은 최근 생태학적으로 민감한 수역으로 조업 자체가 금지된 갈라파고스 제도(남미 동태평양에 있는 에콰도르령 섬들로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 불리는 19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에서도 한 달간 머물렀다고 한다. 종(種)의 기원을 탐구한 찰스 다윈의 비글호(1831년∼1836년 다윈이 탔던 영국의 해군 측량선) 탐사와는 전혀 다른 성격일 것이다. 3년 전 이곳에 머물던 중국 선박 안에선 냉동상어 약 6000마리가 발견됐다. 국제규범을 무시한 채 ㉡쌍끌이 어선으로 치어(알에서 깬 지 얼마 안된 어린 물고기)까지 남획(마구 잡음)하는 중국 선단(배의 무리)들을 그대로 뒀다간 어족 자원마저 고갈될 우려가 크다. 중국인의 입맛 변화가 전 세계 해양 생태계에서 종의 균형을 깨뜨릴 위기다.


동아일보 11월 4일 자 김영식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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