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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아이돌 역사전쟁
  • 김재성 기자
  • 2020-10-29 13: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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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2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의 ‘항미원조 전쟁 참전 70주년 기념식장 모습’.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20년 만에 6․25전쟁 기념식 연설에 나섰다. 베이징=AP뉴시스



[1] 5년 전 남성 아이돌 그룹이 말레이시아에서 소녀 팬들과 포옹했다가 혼쭐이 났다. 이슬람국가에선 공공장소에서 애정 표현을 하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고 한다. 요즘 아이돌에게 해외 문화 역사 교육은 필수다. 브라질에선 엄지와 검지를 모아 만드는 ‘OK 사인’을 하면 안 된다. 거기선 욕으로 통한다. 팔을 45도 위로 뻗는 동작은 어디서든 삼가는 것이 좋다. 나치즘(히틀러의 독일 파시스트당 나치가 주장한 정치사상)을 연상시킬 수 있어서다.


[2] 한류가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리스크도 커졌다. 특히 역사적으로 얽혀 있는 중국과 일본은 지뢰밭이다. 배우 전지현은 백두산의 중국명인 ‘창바이산’이 원산지로 표기된 중국 생수 모델로 나섰다가 “중국의 동북공정(중국이 중국 국경 안에서 이뤄진 모든 역사를 자국의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추진한 연구 프로젝트)에 놀아났다”는 비난을 샀다. 다국적 걸그룹 트와이스는 멤버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불매 운동을 당했다. 한일 갈등이 고조된 지난해엔 일본인 멤버 미나가 악플에 시달리다 활동을 중단했다.


[3] 최근 엑소의 중국인 멤버 등이 중국의 *‘항미원조’ 70주년을 지지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국내 팬들의 퇴출 요구를 받고 있다. 중국은 중국군의 6·25 참전을 미국의 침략에 맞서 북한을 도운 것으로 규정한다. 앞서 “한국전쟁은 양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라는 BTS의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에 중국 누리꾼들이 공격을 퍼부은 것은 다수의 중국인들이 여전히 6·25를 거꾸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 중국인 멤버들의 왜곡된 역사 인식은 불쾌하지만 스타들의 역사관 검증이 재유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일 관계가 차가웠던 2012년 카라는 “일본에서 독도 관련 질문을 받는다면”이라는 국내 언론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가 ‘친일 걸그룹’ 낙인이 찍혔다. 한류는 글로벌 상품이다. 한류 콘텐츠 수출액은 2018년 10조 원을 돌파했고, 케이팝의 경우 수출액의 80% 이상을 일본과 중국에서 벌어들인다. BTS는 해외 매출이 국내의 2.5배다. 이들에게 역사관을 강요하는 것은 해외 활동을 접으라는 말과 같다.


[5] 일본에서 활약 중인 배우 심은경은 동아일보 아사히신문 공동 인터뷰에서 “일본인들을 만나면 한국 드라마 얘기만 한다”고 했다. 영화감독 이와이 슌지는 “서로의 문화를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양국 관계를 이어줄 것”이라고 했다. 역사적 구원(이전부터 쌓인 원한)에 민족주의(민족에 기반한 국가 형성을 당위적인 것으로 사고하는 신념이나 정치적 견해) 바람까지 불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케이팝을 흥얼거리고, 중국 드라마에 빠지며, 일본 영화에 감동하는 문화 교류가 소중한 외교 자산이 된다. 스포츠 경기장에서 정치적 표현을 금지하듯 문화도 정치적 중립 지역으로 남겨둬야 한다. 더 이상 스타들에게 “독도는 누구 땅인지 말하라”고 강요하지 말자.


동아일보 10월 28일 자 이진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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