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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다시 절실한 기업인 이건희
  • 장진희 기자
  • 2020-10-27 13: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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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선언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78세를 일기로 25일 별세(세상을 떠남)했다. 삼성을 세워 국내 최고 기업으로 만든 인물이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라면, 21세기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인물은 이건희 회장이다. 한국과 세계 기업사에 큰 족적(지나온 과거의 경로)을 남긴 초일류 경영인의 타계(죽음을 이르는 말)는 삼성은 물론 한국 경제 전체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 회장이 1987년 삼성그룹의 총수(집단의 우두머리)로 취임한 후 세계적 기업인으로 올라서는 과정과 시기는 한국의 기업들, 나아가 한국의 경제가 미국 일본 유럽의 변방에서 세계 경제의 중심 무대에 올라서는 맥락과 일치한다. 일례로 이병철 창업주가 초석(어떤 것의 기초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놓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이건희 회장 대에 이르러 세계 1위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것이다.

삼성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한 결정적 계기는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신경영선언’이었다. “자식 마누라 빼고 다 바꿔라”라는 말은 그동안의 의식, 체질, 관행(해 오는 대로 함), 제도를 양(量) 위주에서 질(質) 위주로 혁신하라는 강력한 주문이었다. 신경영의 결과 2018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10대 전자회사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2배나 많았다. 국내에서 삼성은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만들어 냄)하고, 막대한 세금을 내고, 협력업체들과 생태계를 만들어 이제 삼성이 없는 한국 경제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그럼에도 삼성이 위기의식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평생을 변화와 혁신에 매진했던 이 회장의 리더십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영철학과 반도체 및 모바일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내다본 통찰력, 품질에 사활(죽기와 살기)을 거는 완벽주의가 결합된 ‘이건희 경영’이 없었다면 오늘의 초일류 삼성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오늘날 삼성과 한국 경제는 안팎에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밖에서는 보호주의 물결 속에서 중국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안에서는 정치인들이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고 각종 규제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회장은 1995년 “우리나라는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평가한 적이 있는데 그 후 기업들이 초일류로 발전하는 동안 정치는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이 회장은 생전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삼성그룹에 ‘비상선언’을 외치며 자만에 머무는 것을 경계하고 혁신을 주문해 왔다. 삼성전자의 대표 상품들이 세계 1위에 오른 뒤에도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독려했는데 돌아보면 엄포나 엄살이 아닌 정확한 진단과 통찰이었다. 우리 기업들이 어렵지 않은 때가 없었고 위기에 처하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지금이야말로 혁신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간 ‘이건희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아일보 10월 26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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