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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 김연아 기대해 주세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0-08-20 03: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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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남자 싱글 1위 이동원 군 (경기 과천중 1)

“남자 김연아 기대해 주세요”

“키가 180cm 이상 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여느 남자 어린이들의 희망사항과는 전혀 다른 답이 나왔다. 이유는 한 가지. 피겨스케이팅에서는 키가 크면 중심잡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13일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대표선수 선발전’ 남자 싱글에서 160.29점으로 1위에 오른 이동원 군(경기 과천시 과천중 1)은 피겨스케이팅에 모든 것을 걸었다. 18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 링크’에서 연습 중인 이 군을 만났다.

 

 

○“스피드스케이팅 형들이 부럽대요.”


“너 정말 불쌍하다.” “언제까지 할 생각이야?”
이 군이 초등학교 시절 아이스링크 남자탈의실에 들어가면 형들에게 듣던 말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을 하던 형들 눈에는 여자들 틈에 끼어 피겨스케이팅을 하는 이 군이 불쌍해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는 형들이 스피드스케이팅보다 피겨가 훨씬 좋아 보인다면서 부럽다고 해요.”
이 군이 피겨스케이팅을 처음 접한 것은 7세 때다.
여름 가족여행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집 근처의 과천시민회관 아이스링크에 들러 피겨스케이팅을 배웠다.
이 군은 “처음 시작했을 때 기억이 난다”며 “그때가 훨씬 즐거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먹어도 살 안 찌는 건 여자애들이 부럽대요”


6월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메달리스트 온 아이스’에서 공연하고 있는 이동원 군.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제는 여자 선수들과 노는 것이 더 익숙한 이 군은 마른 몸매와 작은 얼굴로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고난 체질 덕분이다. 이 군은 늦은 시간에 간식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여자 선수들은 저녁에는 절대 안 먹어요. 그런데 저는 고기도 먹고 그래요. 간식을 절대 안 먹어서 그런지 살이 안 찌더라고요.”
이 군을 3년째 지도하고 있는 신혜숙 코치는 “동원이가 초등학교 때는 정말 말을 안 들었다”면서 “너무 세심하고 예민해서 ‘남자애가 왜 그러느냐’는 소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내기라도 하면 절대 지는 법이 없었다”며 “동원이를 보면 연아의 어린 시절 모습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 코치는 김연아 선수의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다.

 

○“알았다면 안 시켰을 것”


함께 만난 이 군의 부모는 “피겨스케이팅에 관해 알았다면 안 시켰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유한 집에서는 절대 시키지 않을 겁니다. 돈도 많이 들지만 아이들의 몸이 힘든 운동이에요. 지금 피겨 꿈나무들을 검사해 보면 대부분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을 겁니다.”
또 학교 교육에 충실할 수 없는 것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내에 빙상장이 부족해 원하는 시간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지난주까지 오전 1∼3시에 연습을 했어요. 학교 가는 시간에 연습시간이 잡히기도 합니다. 빙상장을 여러 군데 돌아다니다 보니 차 기름값만 한 달에 100만 원이 들어요. 한 번에 1000만 원이 드는 외국 대회 출전비용도 대부분 개인 부담이니까 비용이 만만치 않죠.”
이런 상황에서 김연아 선수와 같은 선수가 또 나오기는 1000만 분의 1 확률보다도 낮다는 것이 이 군 아버지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 군의 어머니는 “공부를 시키는 부모나 운동을 시키는 부모나 고생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동원이가 행복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edith@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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