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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주식 열공 ‘파이어족’
  • 김재성 기자
  • 2020-10-06 16: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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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1] 힙합 가수 드레이크는 2011년 내놓은 모토(The Motto)라는 곡에서 가슴에 박히는 한 줄 가사로 미국 1020세대(10대부터 20대까지 청소년ㆍ청년 세대를 일컫는 용어)를 대변(어떤 사람이나 단체를 대신해 그의 의견이나 태도를 표함)했다. “너는 딱 한 번 살 뿐이야, 그게 바로 모토야, *욜로(You only live once, that‘s the motto, YOLO).” 4년 후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오바마 케어’ 홍보 셀카 영상을 ‘욜로, 맨’이라고 끝맺을 정도로 널리 퍼졌다. 욜로는 2017년 한국에도 상륙해 바람을 일으켰다.


[2] 요즘 욜로를 대신하는 미국 청년들의 모토는 ‘파이어(FIRE·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다. ‘재정 독립과 조기 은퇴’란 말이 보여주듯 젊은 시절 바짝 돈을 모아 30대, 늦어도 40대에 은퇴하는 걸 목표로 한다. 이전에 월스트리트(미국 뉴욕에 있는 금융의 중심지) 등의 고소득 청년들이 공유하던 사고방식이 전체 청년층으로 퍼진 것이다. 저축하는 것만으로 긴 은퇴생활 동안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어려운 만큼 핵심은 돈을 수십 배로 튀기는 ㉠재테크에 있다.


[3] 원격강의 탓에 한국의 대학 캠퍼스가 텅 비었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대학생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거세다. ‘캠퍼스판 파이어족’의 등장이다. 증권사 개최 대학생 모의투자대회는 지원자가 ㉡갑절로 늘었다. 우울한 대학생활을 보내는 자녀들이 생활력, 사회성을 결여(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빠져서 없거나 모자람)할까 봐 염려하는 부모 가운데 자녀의 주식 투자를 긍정적으로 보고 종잣돈(투자 등의 바탕이 되는 돈)을 쥐여주는 이들도 있다.


[4] 투자 대상의 재무제표(기업의 재무와 성과에 관한 보고서)를 깊이 공부해가며 투자 대상을 고르지만 일부에선 학자금 대출을 끌어들이는 등 위험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20대가 개설한 마이너스 계좌 수와 대출 연체금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주식 투자를 현실과 동떨어진 게임처럼 인식해 위험한 ‘플레이’를 하다간 신용등급 하락으로 향후 사회생활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5] 청년들의 주식 열풍은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각국 정부, 중앙은행이 공급한 과잉유동성(한 나라의 국민경제가 필요로 하는 양 이상으로 돈이 발행된 상태)으로 주가가 급등하자 전 세계 파이어족들이 불나방처럼 증시(증권 시장을 줄여 이르는 말)로 뛰어들었다. 집값이 급등한 데다 일찌감치 부모에게서 아파트를 물려받는 부잣집 자녀들을 보면서 ‘주식 투자밖엔 길이 없다’는 청년들의 초조함도 커졌다.


[6] ‘인생은 한 번뿐, 지금 즐기자’는 욜로가 ‘빨리 왕창 벌고 일찍 은퇴해 길게 즐기겠다’는 파이어족으로 바뀌는 건, 성공과 부는 성실한 노동을 통해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란 전통적 가르침이 현실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청년세대의 좌절에 바탕을 두고 있다. 거품 낀 주가(주식의 가격)는 언제든 폭락할 수 있다. 청년들이 일 속에서 삶의 기쁨을 찾을 기회를 만들지 못한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



동아일보 10월 5일 자 박중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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