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IT&Leader]최지성 삼성전자 총괄 CEO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9-12-27 13:37:41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적당히’입니다”

[IT&Leader]최지성 삼성전자 총괄 CEO

1977년 여름 경기 용인시의 삼성그룹 연수원. 공채로 입사한 ‘신입사원 최지성’은 희망 계열사를 적으라고 하자 이렇게 적어 제출했다.
‘1지망, 삼성물산. 2지망, 삼성물산. 3지망, 삼성물산.’
당시는 ‘무역’이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삼성물산은 서로 가고 싶어 하는 회사였다. 이를 본 당시 삼성그룹 인사팀은 불쾌해했지만 신입사원 교육 조교였던 김인 씨는 연수 기간에 최지성 씨의 ‘근성’을 알아보고 삼성물산에 배치되도록 도왔다.
현 삼성SDS 사장 김인 씨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고집스럽게 관철시키는 모습을 보고 장차 큰일을 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 유일한, 최초의, 전설로 통하는

세계 194곳 거점, 16만1700여 명의 단원을 거느려야 하는 총지휘자.
15일 단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때 삼성전자를 단독으로 맡는 총괄 CEO로 임명된 최지성 사장 이야기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사장 중 반도체, 디지털미디어(DM), 정보통신총괄 등 핵심 부서를 모두 거친 유일한 CEO다.
또 삼성전자 40년 역사상 이공계(엔지니어)가 아닌 영업맨 출신이 사장 자리에 오른 것도 최 사장이 처음이다. 최 사장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왔다. 전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문과’ 출신이다.
하지만 그가 삼성에서 이뤄놓은 성과는 ‘전설’로 통한다. 2001년 고전을 면치 못하던 TV사업을 떠맡았지만 2003년 DM호 선장으로 임명된 후 와인 잔을 형상화한 보르도TV를 개발해 삼성전자 TV를 세계 1위로 만들었다. TV의 대명사로 불리던 소니 제품을 꺾었다. 휴대전화는 세계 2위까지 끌어올렸다.

○ 문과 출신 반도체 장사꾼

최도석 삼성카드 부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정연주 삼성물산 사장(왼쪽부터)이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단행 후 처음 열리는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으로 들어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최 사장은 ‘문과’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그 덕분에 ‘장사꾼’ ‘보부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가 십수 년간 쌓은 항공사 누적 마일리지는 200만 마일에 이른다.
1985년 반도체 부문으로 옮겨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사무소장으로 발령이 난 후 혼자서 D램 반도체를 가득 담은 가방을 차에 싣고 유럽 곳곳에 팔러 다녔다. 어느 업체를 찾아가야 할지 몰라서 전화번호부에 ‘○○전자’나 ‘○○컴퓨터’라는 상호가 나오면 전화부터 걸고 봤다. 1000쪽이 넘는 반도체 기술교재를 통째로 암기했다. 스위스 출장을 위해 알프스 산맥을 넘다 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도 두 번이나 당했다.
그렇게 부임 첫해 혼자서 100만 달러어치의 반도체를 팔았다. 이듬해에는 500만 달러, 그 다음해에는 2500만 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 “시골 출신이 몸이라도 성해야지…”

최 사장은 강원 춘천중학교를 졸업한 뒤 춘천고를 1년 정도 다니다 서울고로 옮겨 졸업했다. 어릴 때부터 자기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세 ‘딸깍발이’라고 불렸다.
지금도 변함없이 추진력 있고 깐깐한 일처리는 ‘기동타격대’ ‘독일병정’이라는 또 다른 별명을 남겼다. 최 사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적당히’다.
그는 회사에서 e메일 답신이 가장 빠른 사람이기도 하다. 부하직원들이 밤 10시에 e메일을 보내면 새벽 2, 3시에 최 사장의 답장이 와 있다고.
해외 출장을 가면 시차에 관계없이 전화를 걸어 업무지시를 내린다. 한국에 있는 직원들은 새벽이고 밤이고 그의 전화를 받는다. 한 임원은 “차라리 최 사장이 국내에 있을 때가 편하다. 해외 출장을 가면 임원들은 24시간 일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바쁘면 아플 틈이 없다는 것이 최 사장의 지론. ‘시골 출신이 몸이라도 성해야지 도회지 출신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어릴 때부터 생각해왔다.
하지만 매년 평균 100일이 넘는 해외 출장으로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을 미안해하는 1남 1녀의 아버지다. 그러나 아버지는 역시 가르치는 사람이기보다 보여주는 존재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아버지를 지켜본 자식들은 잘 자라주었다.
맏딸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아들은 고려대 공대를 졸업해 삼성전자에서 휴대전화 상품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edith@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