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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안 노벨상 ‘바른생활상’ 수상 호주 의사 캐서린 햄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9-10-19 01: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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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서 ‘50년간 무료 의술’

대안 노벨상 ‘바른생활상’ 수상 호주 의사 캐서린 햄린

캐서린 햄린 씨(왼쪽)와 남편 레그 햄린 씨. 사진 제공 아디스아바바 누 병원
에티오피아에서 임신과 출산 중 죽는 여성은 매년 53만 명. 조혼 풍습으로 10대 초·중반에 임신을 해 난산이 많고 분만 중 위기상황에 대처할 의료시설도 없기 때문이다.
살아남아도 대부분 ‘누’(사산 후 장기에 생기는 구멍)로 고통 받는다. 여성으로서 가장 축복받아야 할 순간에 누 환자들은 구멍 난 장기에서 흐르는 대소변을 바나나 잎으로 닦아내면서 마을 한쪽 임시 헛간에 버려진 채 죽어간다.
어느 날 한 이방인 의사가 에티오피아를 찾았다가 50년간 머물며 이들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올해 ‘바른생활상’ 수상자로 선정된 ‘호주의 살아있는 마더 테레사’ 캐서린 햄린 씨(85)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뭘까?”

햄린 씨가 에티오피아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1959년. 호주의 잘나가는 의사였던 햄린 씨 부부는 “뭔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늘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다.
갑자기 에티오피아행 의료봉사를 자원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마침 산모 사망률 세계 1위였던 에티오피아도 의사를 구하던 중이었다.
도착 첫←날. 생전 겪어보지 못했던 비정상 분만과 난산 환자들이 이들 부부에게 쏟아졌다.
누 수술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자취를 감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들은 누가 무엇인지 자료조사부터 시작해야 했다.
그렇게 계약기간 3년이 지났다. 하지만 부부는 비참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은 에티오피아에 남았고 1974년 전 재산을 털어 ‘아디스아바바 누 병원’을 세웠다.

“우리가 찾던 인생의 큰 명분”

무료로 운영되는 병원은 소문을 듣고 찾아온 여성들로 가득 찼다. 간단한 수술 도구조차 부족한 열악한 환경에서 부부 의사는 현지인들을 가르치며 병원을 꾸려나갔다. 수술은 밤낮없이 계속됐지만 늘 환자들을 향해 미소 지었다.
절망에 잠겼던 어린 신부들이 수술 후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 부부는 “누 환자를 통해 우리가 찾고 있던 인생의 큰 명분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치료에 그치지 말고 이런 현실을 전 세계에 알리자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미국의 거대 자선단체 록펠러 재단에게 기부를 호소하자 “우리는 우간다 북쪽으로는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돈 대신 자신의 스키별장이 그려진 카드를 보내는 부자들도 있었다. 강연 후에는 기립박수가 쏟아지고 기부 약속이 넘쳤지만 사람들은 하루만 지나도 까맣게 잊었다.

85세, 현재진행형

햄린 씨는 아디스아바바 누 병원에서 환자 3만2000여 명을 무료로 진료했다. 그녀는 아직도 이 병원에 살고 있고 병원은 여전히 진료비를 받지 않는다.
달라진 게 있다면 늘 함께 일하던 남편 레그 씨가 1993년 암으로 사망한 것. 하지만 병원은 세계 누 치료 연구의 중심으로 인정받고 다른 나라에서 찾아온 산부인과 의사들을 교육하는 기관이 됐다.
이런 공로로 그녀는 영국과 호주에서 특별한 사회공로자들에게 수여하는 영국 최고 기사 작위인 ‘훈작사’를 받았고 ANZAC 평화상, 영국 왕립외과대학 금메달 등을 받았다.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여러 차례 지명됐다.

이지현 기자 edith@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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