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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 제주에서 난리 났을 겁니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9-08-17 15: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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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농군… 실업고 출신 골프연습장 볼보이… 세 아들의 아버지

 양용은, 골프황제 우즈 꺾고
아시아인 최초 메이저대회 우승
  
     

 

양용은이 PGA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채스카=AFP 연합뉴스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바람의 아들’ 양용은(37).
그는 세 아들을 둔 학부모다.
“공부에 미련이 많았습니다. 대학에 가는 친구들을 보면 무척 부러웠습니다. 더 늦기 전에 꼭 뭔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17일(한국 시간) 미국 미네소타 주 채스카 헤이즐타인 내셔널 골프장. 골프장 볼 보이 출신 양용은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91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750만 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역전승했다. 우즈는 어깨가 처졌고 큰 키는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양용은은 1972년 제주에서 감귤농가의 3남 5녀 가운데 넷째로 태어났다.
제주관광산업고 시절 보디빌더를 꿈꾸던 그는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나이트클럽 웨이터 등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대학 진학은 꿈조차 꿀 수 없었다.
‘꼭 뭔가 해 보고 싶었던’ 그의 꿈은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인 최초의 메이저 대회 챔피언에 오름으로써 현실이 됐다.
양용은은 경기 내내 골프 황제 앞에서 주눅 들지 않았다.
공동 선두로 양용은과 팽팽하게 맞서던 우즈는 14번홀(파4)에서 터진 양용은의 이글 샷 한 방으로 무너졌다. 양용은은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우즈(5언더파 283타)에게 3타 차 역전승했다. ‘메이저대회 14승’에 빛나는 우즈가 3라운드 선두로 나서서 역전패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승 뒤 양용은은 말했다.
“고향(제주)에서 난리가 났을 겁니다.”

 
  ● 골프연습장 볼보이가 세계 정상에  
 
양용은(왼쪽)이 17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오른쪽)를 꺾고 아시아 태생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상하의와 골프화까지 모든 흰색으로 착용하고 최종 라운드에 출전한 양용은은 “의상 콘셉트는 백의민족이었다”고 말했다.채스카=AFP 연합뉴스
그가 골프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고교를 졸업하고 제주시의 한 골프 연습장에서 공 줍는 일을 하면서다.
1991년 제대한 뒤에는 골프 연습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프로 선수들의 골프 동작을 눈으로 익혔다. 낮에는 일하고 밤이면 연습장에서 다음 날 새벽까지 라이트를 끌어다 놓고 연습하는 일이 반복됐다.
“농사나 같이 짓자”는 아버지의 권유에도 하우스용 파이프를 골프채 삼아 몰래 연습했다.
1996년 한국프로골프(KPGA) 프로 테스트에 합격해 이듬해 상금랭킹 9위에 올라 신인왕을 차지했다. 찬밥에 물을 말아 먹으면서 연습과 대회에만 몰두했다.
드디어 2002년 SBS 최강전에서 우승했다. 2003년 일본프로골프 퀄리파잉스쿨에 수석 합격한 뒤 일본 무대에서도 승승장구했다.
2006년 유럽 프로골프투어 HSBC 챔피언십에서 우즈를 꺾고 우승했다. 그러나 그해 12월에 열린 PGA 퀄리파잉스쿨에서 실격했다.
2007년 ‘2전 3기’ 끝에 PGA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2008년 예선으로 밀려난 끝에 2009년에야 다시 출전자격을 얻었다.
그래도 성적이 나빠 대기 선수로 있다가 3월 PGA투어 혼다클래식을 제패했다. 그는 2006년부터 해마다 모교인 제주관광산업고에 체육발전기금, 골프채 등을 전달하며 어려운 후배들을 돕고 있다.
그는 여전히 배움에 목말라 있다. 그래서 9월 수시모집에서 고려대 체육교육과에 지원해 만학도의 꿈을 이룰 생각이다. 

 
<임선영 기자> sylim@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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