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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문예상 7월 후보작품 / 산문]언니 덕분이야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9-07-20 08: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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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아, 안녕? 내 이름은 이정희야.”
3학년 때의 일이었다. 나보다 나이는 많았지만, 친구처럼 포근하게 대해 준 언니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언니를 만날 수 있었던 수영장을 그만둬서 언니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어릴 때의 언니와의 추억은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
언니는 장애우들이 다니는 ‘은혜학교’의 중학교 1학년으로 다니면서 학교 아래에 있는 체육센터를 다녔다. 그러면서, 발레리나의 꿈을 꾸고 있었다.
하지만, 나와 같이 연습하고 있던 친구들과 언니들은 “쟤랑 같이 놀지마, 쟤 정신장애인이야. 게다가, 저 무다리로 어떻게 발레를 하겠니?” 하면서, 정희언니를 놀렸었다.
나는 친구들과 언니들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장애우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인데, 꿈을 꾸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장애우들을 보면 ‘진짜 못 생겼다.’ 하면서 속으로 장애우들의 외모를 비판했었지만 정희언니를 보면서, 그리고 유명한 ‘네손가락 희아언니’를 보면서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장애우들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그리고, 비장애우들보다 장애우들이 더 열심히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희언니와 꿈이 같아서 언니에게 호기심과 관심이 생겼었다. 하지만, 나보다 나이가 많은 언니에게 말을 걸지 못하여서 그냥 넘어가고는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꼬마야, 새콤달콤 먹을래?”하면서, 말을 거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바로, 정희언니였다.
언니와의 만남은 또 다른 경험이었다. 내 생각과는 반대로 언니는 외향적인 성격이었다. 이렇게 언니는 매일같이 나에게 찾아와서 먹을 것과 스티커, 그리고 언니가 직접 만든 작품을 보여주면서 해맑은 미소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왠지 모르게 언니의 미소를 보면 내 마음속에 있었던 검은 그림자와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어라, 왜 요즘 언니가 안 오지? 무슨 일이 있나?’
한동안, 언니가 보이지 않고, 연락마저 없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사고가 났나? 혹시, 어디 아픈가? 이사를 갔나?’
“지윤아, 미안.”
2주일이 지난 후, 언니는 나의 뒷모습을 보자마자 허겁지겁 달려왔다. 나는 반갑기도 했고, 약간은 화가 나기도 했다. 왜냐하면 나에게 아무 연락이 없다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언니, 왜 안 왔었어?”
나는 퉁명스럽게 언니에게 말을 던졌지만 언니는 얼어붙은 것처럼 입을 열지 못했다. 알고보니 언니의 아버지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데다가 언니의 어머니께서 충격을 받으셔서 쓰러지셨다고 했다. 말을 끝내자마자 언니의 눈시울이 젖으면서 볼 위로 은구슬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나는 언니의 눈물을 보고 새로운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항상 미소만 짓는 모나리자가 가장 아름다운 눈물을 흘리는 것과 같이 정희언니의 아름다운 미소에 흐르는 눈물 속에서 비장애우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순수하고 착한 마음을 장애우들은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정희 언니를 보면서 장애우들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먼저 장애우들을 보기만 하면 피했던 내가 먼저 한 발짝 다가가서 인사할 수 있게 되었고, 먼저 마음을 활짝 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비장애우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여러분, 장애우들은 우리와 가까이 있는 친구와 이웃이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가족같은 사람입니다. 장애우들은 우리와 달리 몸이 불편할 뿐이지 같은 생각, 같은 마음을 갖은 친구들입니다. 우리들이 먼저 장애우들에 대하여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면, 도 하나의 멋지고 자랑스러운 친구가 생길겁니다.”

백지윤 (서울 증산초교 6-8)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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