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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속 혈관 누비는 초소형 ‘주치의 로봇’ 개발 눈길
  • 장진희 기자
  • 2020-09-07 12: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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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 혈관 누비는 초소형 ‘주치의 로봇’ 개발 눈길

‘하나 둘 하나 둘’

혈관과 세포를 돌아다니는 초소형(크기가 아주 작음) 로봇 부대가 개발됐다. 네 발로 걷는 이 로봇의 길이는 고작 4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다. 머리카락 굵기가 100㎛인 점을 감안할 때 로봇의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짐작이 가능하다.

미국 코넬대 연구진이 짚신벌레 크기의 초소형 로봇을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에 최근 발표했다. 로봇에 레이저 빛을 쏘면 네 다리를 움직이며 걷는다. 초소형 로봇이 상용화(널리 쓰임)되면 몸속에서 암과 같은 질병에 맞서 싸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연구진은 원하는 부위에만 약물을 주입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바늘형 초소형 로봇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질병 치료에 활용될 초소형 로봇의 작동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짚신벌레 크기의 초소형 로봇. 코넬대 제공


꿀꺽 삼키는 초소형 로봇 의사

1959년 미국의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1918∼1988)은 ‘외과의사 삼키기’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혈관을 돌아다닐 수 있을 만큼 작은 수술 로봇을 삼켜 질병을 치료하는 방안을 떠올린 것. 60여 년 뒤 그의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네이처가 최근 전했다.

몸속을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작동기(actuator)를 작게 만드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연구진은 백금을 겹쳐서 매우 작은 크기의 작동기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외부에서 레이저를 받으면 백금이 인간의 근육처럼 수축·이완하며 로봇의 몸체가 이동하는 원리다.


네 발로 이동하는 초소형 질병 치료 로봇의 상상도. 씨넷 홈페이지 캡처

초소형 로봇은 적은 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인치(약 10㎝) 길이의 실리콘 반도체 기판으로 초소형 로봇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다. 연구진은 로봇 한 대 당 생산 비용은 “한 푼도 안 든다”고 말했다. 강한 산성을 띠는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고 영하 73도 이하의 온도도 견딜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단 이동 속도가 매우 느리고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기까지는 수 년에서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씨넷이 내다봤다.


바늘형 초소형 로봇이 치료 부위에 박히는 모습을 그린 국제학술지의 표지. DGIST 제공


정확한 곳에 콕 박혀 부작용↓

원하는 부위에 ‘콕’. 약물을 정확히 전달하는 바늘 모양의 초소형 로봇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치료 부위에 고정할 수 있는 바늘 모양의 초소형 로봇을 개발했다고 지난 4월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터리얼스’에 실렸다.

원래 약물은 신체의 순환기능에 의해 전달되기 때문에 원하는 부위에만 전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 교수팀이 몸속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특정 부위에 고정돼 정밀한 치료가 가능한 초소형 로봇을 제작했다.

로봇의 이동에는 자석으로 책받침 위의 쇳가루를 움직이는 원리가 적용됐다. 연구진은 로봇에 자성물질을 입히고 외부에서 자기장(자기의 작용이 미치는 공간)을 제어해 원하는 위치로 옮겼다. 이후 자기장을 차단하면 약물이 흘러나오는 방식이다.


초소형 로봇의 약물이 전달되는 과정을 그린 모식도

연구진은 초소형 로봇에 항암제(악성종양 치료에 사용되는 약)를 탑재해 실험을 진행했다. 몸 밖에서 배양(인공적 환경에서 기름)한 암 종양 조직에 바늘형 로봇을 꽂았더니 종양이 죽어 없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약물이 정확히 원하는 부위에만 전달되면서 다른 부위에 전달됐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항암제는 탈모(털이 빠짐), 설사, 구토를 일으켜 환자의 고통을 가중(심해지게 함)시켰는데 바늘형 로봇을 활용하면 이 같은 부작용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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