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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물포커스]‘그래핀 대량 합성방법’ 세계 처음 개발 성균관대 홍병희 교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9-01-18 17: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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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마리 휴대전화, 접어서 들고 다니는 휴대용 컴퓨터 가능할까?’
국내 연구진이 ‘꿈의 신소재’ 그래핀(graphene)을 크게 만드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래핀은 현재 사용되는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유력한 물질. 둘둘 말거나 접어서 들고 다니는 노트북 컴퓨터가 현실화되는 길이 열린 것이다.
성균관대 성균나노과학기술원 홍병희(37) 교수와 김근수 박사, 삼성전자종합기술원 최재영 박사팀은 그래핀을 대량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인터넷판에 별도 기사와 함께 소개됐다. 이 연구와 관련된 세계 시장은 10년 안에 22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17일 논문 주저자이자 초등생 아버지인 홍 교수와의 인터뷰.

 

 

●진동 없이 실험 위해 ‘한 밤 중’ 연구
―이번 성공으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한 분야에서 최초가 된 기분은 어떤가요?
“세계 최초라고 하기에는 부족하고 이제 막 세계 최고의 연구진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된 것 같습니다. 마치 박지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수준이라고 할까요. 이제 시작입니다. 뭐든 얇고 벌집 같은 모양만 보면 이번에 개발한 그래핀 필름처럼 보입니다. 재미있지만 기분 좋은 결실입니다.”
―늦은 시간까지 공대 실험실 건물의 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밤새워 연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연구원은 낮에는 강의나 미팅이 많아 집중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나노과학 분야의 실험은 진동이 없어야 하는데 밤에 사람도 적고 조용해서 훨씬 실험이 잘됩니다.”
―몇 명이 하루 몇 시간씩 연구했나요?
“9명입니다. 네이처 논문을 준비하면서 한 달 동안 오전 3, 4시에 집에 갔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얼마나 신속하게 실험 결과를 얻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하시겠어요.
“처음에는 서울에 있는 집에서 경기 수원의 학교까지 출퇴근을 했습니다. 연구가 바빠 퇴근이 늦어지니 가족 얼굴을 볼 기회가 적었어요. 결국 서울 응봉초교 교사인 아내(임영지 씨)와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딸(홍예린·경기 수원시 천일초교2)이 수원으로 이사했습니다. 아내는 출퇴근이 멀어서 힘들다고 하고 딸은 경쟁이 덜 치열한(?) 이곳으로 와서 더 행복해합니다.”


●연구팀에 가장 필요한 건? 팀워크
―반드시 이기고 싶었던 팀은….
“가장 뛰어난 경쟁자는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었습니다. 소문으로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긴장했죠. 그 팀이 사실 저희보다 조금 먼저 비슷한 논문을 보고했는데 내용을 보니 저희가 훨씬 앞섰다는 것을 알고 안도했습니다.”
―9명의 연구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팀워크입니다. 서로 조금씩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와 같이 조화롭게 화음을 이뤄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과학 분야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땐 방학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 시골에서 개구리를 잡고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따먹었습니다. 자연에 대한 관찰력을 키웠죠. 전공 지식을 쌓으려면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만 연구는 폭 넓은 경험과 포용적인 품성을 가진 사람이 성공하는 것을 주변에서 봅니다. 화학을 전공한 것은 우연히 한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번개 같은’ 감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한 분의 선생님이 학생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체험했기 때문에 저도 학생의 무한한 미래를 보며 가르치려고 노력합니다.”
<봉아름 기자>erin@donga.com

 

그래핀, 전자종이-휘는 디스플레이 재료로 활용

 

2004년에 발견된 그래핀은 탄소가 육각형으로 연결돼 벌집 모양의 평면 구조를 이루는 물질이다. 원자 한 층 정도의 두께를 지닌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이지만 구조나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다.
메모리 등에 사용되는 실리콘보다 전자가 100배 이상 빨리 흐르고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류가 흐른다. 접거나 휘어도 전기적 성질이 바뀌지 않아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전자종이’나 휘는 디스플레이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핀은 수 마이크로미터(μm·100만분의 1m) 크기밖에 만들지 못하는 것이 한계였다. 홍 교수팀은 메탄과 수소, 아르곤 가스를 혼합해 1000도 이상의 높은 온도로 가열한 뒤 니켈 촉매 위에서 탄소 원자를 붙여주는 방법으로 가로세로 약 2cm의 그래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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