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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 논술]박씨전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8-07-10 16: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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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교과연계

4학년 국어 ‘생각의 열매를 모아’

“용골대가 조선 왕의 항복을 받고 여러 날에 산성에서 의기양양하게 돌아와 아우 용홀대가 박 씨의 종 계화에게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 노기충천하여 곧 박 씨를 찾아가 벼락같이 호통을 쳤다. 그러나 아무리 용맹을 뽐내던 용골대이지만 박 씨 부인의 요술을 어찌 당할 수 있겠는가. 손발도 놀리지 못하고 혼비백산하여 마침내 애걸했다. ‘제가 죽을죄를 지었으니 불쌍히 여기시고 남은 목숨을 살려 주시면 이 길로 돌아가겠습니다.’”


평소에는 두꺼운 안경을 낀 모범생의 모습으로 별다른 매력도 없는 한 여자가 치마를 돌리면서 변신하면 아주 예쁘고 힘이 센 여자로 변신합니다. 한동안 미국 텔레비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원더우먼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도 원더우먼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바로 박 씨 부인입니다.

 

●‘박씨전’은 어떤 소설인가?
1623년 3월 광해군 정권을 무너뜨린 인조 정권은 광해군 정권이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와준 명나라의 은혜를 무시하고 오랑캐로 멸시했던 후금과 외교 관계를 맺은 사실을 비판하고 친명배금 외교 정책을 세웠습니다. 이에 1636년 후금은 국호를 청으로 바꾸고 황제 태종이 직접 조선 침공에 나섰습니다.
인조와 조정 대신들은 별달리 방어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서둘러 강화도 피란길에 나섰지만 청의 빠른 진격 속에 피란길도 끊어져 버렸습니다. 인조는 결국 50일 만에 삼전도에서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항복 의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씨전’은 이러한 병자호란을 시대 배경으로 탄생한 소설입니다. 무기력하게 패배했던 전쟁의 상처를 통쾌하게 씻어 줄 영웅의 탄생을 누구나 갈망하고 있던 바로 그 시대에 박 씨가 홀연히 나타났던 것입니다. 소설 속의 주인공으로 말입니다.


●박씨전은 어떤 내용일까?
‘박씨전’은 전생의 업보로 추녀가 된 박 씨가 허물을 벗는 이야기로 구성된 전반부와 병자호란을 당한 후 영웅으로 크게 활약하는 후반부로 나뉩니다.
금강산에 사는 박 처사라는 사람이 어느 날 한양에 찾아와 이득춘과 신기를 겨루며 놀다가 자기 딸과 이득춘의 아들의 혼인을 청합니다. 이득춘은 며느릿감을 보지도 않은 채 혼인을 승낙합니다.
그러나 아들 시백은 첫날 밤 들어온 신부가 너무나 박색인 데 실망하고 박 씨를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박 씨는 이득춘이 입을 조복을 하루아침에 만들고 볼품없는 말을 잘 길러 중국 사신에게 높은 값으로 파는 등 비범한 능력을 선보입니다.
시집온 지 3년이 되는 해에 박 처사는 그녀에게 액운이 다한 것을 알고 마침내 도술로 딸의 허물을 벗겨 줍니다. 추녀에서 일순간 절세미인으로 변신한 박 씨. 이제 그녀의 대활약이 시작됩니다.
‘박씨전’의 후반부는 신통력으로 청나라의 침략 사실을 안 박 씨가 조정에 이에 대한 대비를 건의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국왕은 남한산성으로 피란한 끝에 항복하고 맙니다.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지만 박 씨가 오랑캐의 침입에 대비해 만든 거처인 피화당에 모인 부녀자들만 무사했습니다. 이를 안 적장 용홀대가 재차 피화당 침입을 시도하지만 박 씨는 그를 죽이고 복수하러 온 그의 형 용골대마저 격퇴시켜 항복을 받습니다.


●소설을 통해 조선의 자존심을 지키다
병자호란은 정치적, 경제적 손해는 물론이고 백성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패배 의식과 함께 민족적 자존심에 엄청난 상처를 남겼습니다.
‘박씨전’은 오랑캐에게 철저히 당했다는 현실적인 분노와 고통을 가상의 공간에서나마 복수하고 싶은 시대적 욕구를 잘 표현한 소설입니다.
특히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초인적인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더욱 통쾌하게 청나라에 복수하도록 했습니다. 현실적으로 패배한 전쟁 병자호란은 소설 ‘박씨전’을 통해 승리한 전쟁이 되었습니다.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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