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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 논술]홍길동전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8-06-12 1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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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논술]홍길동전

●핵심교과연계

4학년 국어 ‘생각의 열매를 모아’

 

『소인이 대감의 정기를 타 당당한 남자로 태어났사오니 이만한 즐거움이 없지만 평생 서러워하기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옵고 형을 형이라 못하여 상하 노복이 다 천히 보고 친척과 오랜 친구도 손가락질하며 아무의 천생이라 이르오니 이런 원통한 일이 어디에 있사오리까?”
이어 대성통곡하니 대감이 마음에 가엾게 여기시나 만일 그 마음을 위로하면 이것 때문에 방자할까 하여 꾸짖어 말하기를
“재상의 천비 소생이 너뿐 아니다. 자못 방자한 마음을 두지 마라. 앞으로 다시 그런 말을 번거로이 한다면 눈앞에 용납치 못하리라.”』 - ‘홍길동전’ 중에서
여러분들도 익히 알고 있는 ‘홍길동전’에 나오는 내용이에요.
첩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낳아 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불행을 간직했던 홍길동. 홍길동은 서얼이라는 신분적인 굴레를 뚫기 위해 비범한 능력과 재주를 가진 인물로 탄생해 고통 받는 조선 시대 서얼들의 한을 풀어 주는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했지요.
●‘홍길동전’은 어떤 소설인가?
‘홍길동전’은 홍길동을 주인공으로 한 사회 소설입니다. 홍길동처럼 슈퍼맨의 능력을 지닌 인물을 통해 당시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던 신분 차별의 문제점이라든가 관리들이 재물을 모으는 행위 등 지배층의 부패와 무능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아마 여러분에게 홍길동의 이름은 고전 소설을 비롯해 이야기나 만화, 드라마를 통해 친숙하리라 생각해요. 그러나 조선 시대에는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이 모아졌던 이름이지요. 연산군 대에 관가에 체포된 도적의 이름이 ‘홍길동’이었고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은 실록에 ‘천지간의 한 괴물’이라 표현될 만큼 문제아로 찍힌 인물이었으니까요. ‘홍길동전’ 역시 사회를 비판한 소설이었기에 오래도록 금서로 남아 있었답니다. 그러나 소설 속 주인공 홍길동은 조선 시대는 물론이고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강한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홍길동전’은 당시 사회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까?
우선 ‘홍길동전’의 줄거리를 통해 당시 사회를 살펴봅시다.
홍길동은 판서인 아버지와 노비 출신인 어머니 춘섬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서얼 홍길동이 가장 서러워했던 것은 아버지와 형제의 호칭을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것이었지요. 가족에게도 차별을 받으니 서얼이 사회에서 받는 차별은 당연하게 여겨질 수밖에요.
사실 서얼은 조선 전기인 15세기까지만 해도 그다지 큰 차별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6세기 이후 조선 사회에 명분과 신분 차별을 옹호하는 쪽으로 변질되면서 양반과 상민(상놈)의 구분, 적자와 서얼의 차이가 좀 더 분명해졌어요. 과거 시험에 서얼들이 응시하지 못하게 한 것은 그런 차별의 대표적인 사례지요.
홍길동은 결국 이러한 현실의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도적의 길로 들어섭니다. 도적의 우두머리가 된 홍길동은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은 해인사, 탐관오리가 수령으로 있는 지역 등을 집중해서 약탈하는 의적이 됩니다. 그리고 그 무리의 이름은 백성들을 살려 준다는 뜻으로 ‘활빈당’이라 정하지요. 홍길동은 고통 받는 민중의 편에 서서 탐관오리를 통쾌하게 물리침으로써 민중에게 대리 만족을 가져다 준 것입니다.
‘홍길동전’ 곳곳에서 조선 시대의 사회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홍길동은 도적으로 성공한 후에 아버지가 고난에 처하자 스스로 체포되는 길을 택합니다. 이 장면에서 아버지에 대한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전통 시대 인물의 모습을 보여 주지요. 특히 율도국 정벌을 계획할 때 부친상을 당하자 삼년상을 모두 마치고 군사 훈련을 하는 장면은 효(孝)가 중시되었던 시대 분위기가 잘 나타납니다.
●도적 ‘홍길동’은 실존 인물이었을까?
‘홍길동전’에서 더욱 더 흥미로운 부분은 홍길동이 당시에 실존했던 인물을 모델로 삼았다는 점이에요. 홍길동이란 인물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이었습니다. 연산군일기와 중종실록 등에 보이는 실존 인물 홍길동은 연산군 대에 체포된 도적으로 한자가 ‘洪吉同’으로 소설 ‘홍길동전’의 주인공 ‘洪吉童’과는 차이가 있지요. 그러나 실존 인물 홍길동이 도적이라는 점과 인근의 관리들을 꼼짝 못하게 한 점, 일부 백성의 지지를 받았다는 점 등은 소설 속의 캐릭터와 매우 흡사합니다.
아마도 허균은 홍길동이라는 도적을 익히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홍길동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적극 끌어들였겠지요. 이미 널리 알려진 인물을 주인공으로 선택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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