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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8-02-12 16: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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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은 밸런타인데이.

남자친구에게 줄 초콜릿을 고르는 순간에도 경제학과 과학, 사회학이 작동한다.

 

‘공급탄력성’ 작은 장미값 껑충

 

‘밸런타인데이=초콜릿·장미꽃 주는 날’이란 등식이 성립된 지 오래. 초콜릿과 장미꽃을 사다 보면 초콜릿 가격은 일정하지만 장미꽃은 값이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왜 그럴까. 초콜릿은 제조회사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사는 사람이 많아 가격이 오르면 공급을 늘리기 쉽다. 이 경우 경제학 용어로 ‘탄력적’ 혹은 ‘공급탄력성이 크다’고 한다. 탄력성은 ‘외부 충격에 반응하는 정도’. 충격의 종류와 반응 대상에 따라 가격탄력성, 수요탄력성, 공급탄력성 등으로 부른다.
장미꽃은 가격이 올라도 공급량을 즉시 늘릴 수 없다. 장미꽃의 공급은 비탄력적이란 얘기. 상품에 대한 수요(구입)가 늘어나더라도 그 상품의 공급탄력성이 크면 가격이 조금밖에 오르지 않지만 공급탄력성이 적으면 가격이 많이 오른다.
한 가지 더. 장미꽃 가격이 10% 오를 때 수요량이 10% 줄었다면 장미꽃의 가격탄력성은 ‘1’이 된다. ‘가격탄력성=수요량의 변화비율(%)/가격의 변화비율(%)’인 것. 반면 쌀값이 10% 내린다고 쌀 소비가 크게 늘지 않을 경우엔 ‘(가격)탄력성이 1보다 작다’라고 한다. 밍크코트 등 사치품은 가격 변동에 따라 수요가 더욱 민감하게 변해 ‘탄력성이 1보다 크다’고 한다.

 

초콜릿엔 ‘사랑 호르몬’ 들어


‘먹고 마시는 것의 심리학’을 쓴 작가 알렉산드리아 로그는 “어떤 음식이 사랑의 묘약이라는 연구는 없다. 단 초콜릿만 빼고”라고 했다.
초콜릿엔 ‘사랑의 분자’로 불리는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사람이 사랑의 감정을 느낄 때 뇌에서 활발하게 분비되는 호르몬. 고혈압과 심장질환 치료제에도 이용된다. 여자친구의 눈을 쳐다보거나 손을 만졌을 때 손에 땀이 나며 들뜨게 되는 것도 이 호르몬 때문이다. 초콜릿의 당분과 지방, 부드럽게 녹아드는 촉감도 몸 속 미각 유전자를 자극한다.

 

 

 

 

현대인 일상탈출 욕구를 상품화

 

밸런타인데이 즈음이 되면 ‘초콜릿 포장 방법’ ‘장미꽃 고르는 법’ 같은 기사가 등장한다. 설에는 ‘설 차례상 가이드’가, 결혼 시즌에는 ‘웨딩 박람회’ 기사가, 연말에는 ‘10대 뉴스’가 등장한다. 뉴스가 때맞춰 되살아오는 현상을 빗대 ‘뉴스 윤회설’이라고 한다. 돌고 도는 이런 뉴스들은 세상이 나름대로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모르게 알려준다. 새내기 부부는 설 차례상 차림 기사를 보고, 새내기 직장인은 패션 기사를 보며 사회인으로 성장한다.
예전에는 명절이나 24절기 등으로 자연의 순환에 적응해 갈 수 있었다면 요즘은 각종 ‘데이’가 추가됐다. 일상에서 ‘탈출’하려는 현대인의 욕구에 소비사회의 상품화 전략이 더해진 것이다.

<배수강 기자>bsk@donga.com

 

●밸런타인데이(Valentine's Day)
3세기 로마 클라디우스 2세 황제가 장정들을 전쟁터로 끌고 가려고 금혼령(결혼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자 밸런타인 신부는 이에 반발해 결혼 예식을 집전하고 감옥에 갇힌다. 감옥에서 간수의 딸을 사랑하게 된 밸런타인 신부는 처형장으로 가면서 그녀에게 사랑의 편지를 건넨다. 밸런타인 신부는 270년 2월 14일 처형된다. 498년 교황 겔라시우스는 이날을 밸런타인데이로 공식 지정했다. 오늘날 지구촌에는 다양한 밸런타인데이 문화가 생겼고 미국에서만 밸런타인데이를 전후해 170억 달러의 상거래가 이뤄진다.

 

초콜릿과 장미꽃을 받으면 사랑에 빠질까.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우리는 왜 사랑할까(Why We Love)’란 특집기사에서 ‘사랑에 빠지는 건 상대가 매력적이어서가 아니라 화학반응을 일으킨 자신의 뇌가 그렇게 느끼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뜨거운 사랑’과 관계없이 오직 종(種)의 보전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 
 타임은 인류는 지금까지 건강한 2세를 낳는 데 적합한 상대를 고르는 방법을 체득해 왔는데 후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도했다. 예 하나. 몸에는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유전자물질인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MHC)’가 있는데 부부가 서로 비슷한 MHC를 가지고 있으면 낙태 위험이 크다. 스위스 베른대 연구팀은 여성에게 낯선 남성의 티셔츠 냄새를 맡게 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게 했다. 여성이 고른 티셔츠는 모두 자신과 다른 MHC를 가진 남자의 것이었다.
‘천생연분’도 헤어지는 경우가 있다. 캐나다 콩코디아대 짐 파우스 교수는 “몸에서 호르몬이나 천연 최음제 물질이 분비되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에게 끌리기 쉽다”고 말했다. 상대가 자신을 기분 좋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뇌가 기분 좋게 만든다는 것. 나중에 후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모든 사랑의 종착역은 ‘우정 같은 사랑’이며 뜨거운 사랑에서 편안한 관계로 향한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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