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형준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오른쪽)와 연구팀 소속 우성욱 씨. 포스텍 제공

국내 연구진이 오랫동안 썩지 않는 ‘지구의 골칫덩이’ 플라스틱을 먹어 치우는 곤충을 발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차형준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송인택 안동대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딱정벌레목 거저리과 곤충인 산맴돌이거저리 유충(애벌레)이 폴리스타이렌을 생분해(어떤 물질이 생명체에 의해 두 가지 이상의 더 간단한 물질로 변화하는 것)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폴리스타이렌은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의 6%가량을 차지하는 성분으로 특이한 분자 구조 때문에 분해하기가 까다롭다.

스티로폼을 먹고 있는 거저리 유충. 포스텍 제공

연구진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맴돌이거저리 유충이 폴리스타이렌을 먹어 질량을 줄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산맴돌이거저리 유충에서 장내 균총(집단을 이루고 있는 세균 또는 미생물)을 분리해 폴리스타이렌을 분해시키고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활용해 효과적인 폴리스타이렌 분해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거저리과나 썩은 나무를 먹는 곤충이 폴리스타이렌을 분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를 활용해 기술을 개발하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응용·환경미생물학’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