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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문예상 10월 장원/산문]회장 선거 0표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7-11-04 17: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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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문예상 10월 장원/산문]회장 선거 0표

우리 반 회장 선거를 1교시에 했다. 선생님께서 칠판 앞에 서시더니
“회장, 부회장 하고 싶은 사람 일어 서” 라고 말씀하셨다.
‘오늘은 꼭 회장이나 부회장 하고 말거야!’
나는 선생님 말씀이 떨어지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도 일어섰다.
1학기 때 후보로 나왔던 아이들도 보이고 나한테 회장은 안 한다고 말했던 장효찬도 일어났다. 오늘은 왠지 기분이 안 좋다. 후보자가 너무 많아서 예비 투표를 해서 4명을 먼저 뽑았다.
선생님께서 투표용지를 나누어 주시며 남자 후보 이름을 써 내라고 하셨다.
김태경은 친구들에게 뽑아 달라고 부탁하고 또 나에게도 부탁했다. 나는 내 이름을 쓰고 싶었지만 내가 내 이름을 적으면 아이들한테 놀림을 당할까 봐 걱정되어서 ‘김태경’을 써서 냈다.
투표용지를 걷고 1학기 회장, 부회장이 개표를 했다.
“김태경. 김태경….”
회장은 부르는 이름 밑에 바를 정자 표시를 했다. 중간쯤 됐는데 나랑 김영진이 ○표이다.
“김영진.”
영진이 자리에도 막대기가 채워졌는데 내 자리는 텅텅 비어 있다.
김영진은 2표, 나는 ○표이다.
나는 김태경을 뽑았으니 1표도 안 나왔다. 나는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글썽글썽해져 엎드려 울고 말았다.
‘나는 왜 인기가 없을까?’
본 투표 전에 김원진은 내가 왠지 불쌍하다고 했다. 내 마음은 다시 컴컴해지고 울적해졌다.
회장은 김태경. 장효찬은 부회장이다. 장효찬은 부회장이 됐는데도 운다. 나 같으면 너무 기분이 좋아서 부회장 됐다고 소리칠 텐데….
나는 공부를 잘해 6학년 때 꼭 전교회장 될 거야!
김기헌(서울 청룡초교 4-4)

 

 

심사평

 

어린이 글은 우선 어린이다워야 한다. 글에 담긴 느낌이나 생각이 어린이답고, 그걸 표현한 말(언어) 또한 어린이 것이어야 한다. 어린이 글은 무엇보다 거짓 없이 정직하고 꾸밈없이 솔직해야 한다. 어린이가 쓴 글인데 어른답다면 그건 가짜이거나 아주 잘못된 것이다.
장원에 뽑힌 글은 어린이다워 좋다. 겪은 일을 겪은 그대로, 자기 말로 솔직히 적었다. 그래서 읽는 이로 하여금 슬그머니 웃음 짓게 한다. 하는 짓도 예쁘고 글도 이쁘다. 나머지 세편은 모두 그만그만하다. 그중 ‘특별한 만남’(김남권·경기 군포시 능내초교 6-4)이 글감이 좋아 눈이 띈다. 그러나 어른 투의 문장이 거슬린다.

(강정규 동화작가)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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