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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물포커스]존스홉킨스대 교수 프랜시스 후쿠야마 한국 강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7-10-28 14: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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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이끄는 힘은 ‘신뢰’

[인물포커스]존스홉킨스대 교수 프랜시스 후쿠야마 한국 강연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 미국의 석학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역사의 종말’을 발표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역사 발전의 마지막 단계라는 주장을 담은 글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공산주의에 승리했다는 선언이었다.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인 그는 시장경제가 계속 발전하려면 관습이나 도덕, 협동심, 민족성 같은 한 사회가 함께 나누는 가치인 ‘사회적 자본’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서로 믿고 존중하며 스스로 협력하는 ‘신뢰(Trust)’가 없으면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 ‘신뢰’가 21세기의 경제 정치 군사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뢰’는 경제발전 윤활유
25일 산업정책연구원 경영자독서모임(MBS)이 주최한 초청 강연에서 후쿠야마 교수는 ‘신뢰’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미 1995년 저서 ‘트러스트’에서 사람이 서로 믿지 못하면 개인과 기업 모두 경제활동에 소극적이 돼 국가경제도 가라앉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투명 사회일수록 개인의 옥시토신(포옹을 하고 싶은 충동을 유발하는 호르몬. 안정감을 준다) 분비가 많아져 사회 전체의 신뢰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날 내한 강연에서도 그는 신뢰가 높으면 효율성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실리콘밸리에 생산설비를 갖췄는데 경쟁사인 인텔이 6개월 뒤 같은 설비를 갖췄죠. 이때 AMD 직원들은 설치 방법 등 정보를 공유했어요. 필요할 때 인텔도 우리를 도와주겠지 하는 생각에서죠.”
이런 높은 신뢰도는 실리콘밸리 사업계약서에도 나타난다. 돌발 상황에 대비해 법조항이 많은 계약서를 만들 필요가 없어 다른 지역에 비해 계약서가 얇단다.
사회적 자본은 나라마다 달라
중국 기업가는 가족 등 혈연과 인맥을 바탕으로 사업을 하고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주지만 일본의 경우 누구든 전문성이 있으면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회사를 물려준다는 것. 이런 문화 차이로 중국은 가업(家業·대대로 물려받는 집안의 생업)이 발전하고, 일본은 대기업이 많아진다고 그는 분석했다.
그렇다고 우열을 말하긴 어렵단다. 일본의 대기업은 돈이 많이 필요한 반도체나 석유화학 등으로 발전하고 중국은 섬유디자인, 하이테크 등 규모가 작은 부문에서 성공했다는 것이다.
사회적 자본이 ‘옛것’임에도 글로벌 사회에서 살아남아 세계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인도의 정보기술(IT) 수도로 불리는 벵갈루루는 실리콘밸리의 인도 인력들이 혈연, 인맥 등으로 모여 만들어졌고 이젠 기술과 자본이 미국을 오가게 됐다.
기업문화도 바뀐다
그는 신뢰가 기업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상사-부하라는 위아래의 위계질서가 동료라는 수평적 관계로 된다는 것. 또 상사의 명령과 일방적인 통제에서 직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신중한 의사결정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자동차회사 도요타는 작업대마다 작업라인을 세울 수 있는 끈(코드)이 있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누구나 끈을 당겨 조립공정을 세우죠.”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서로를 믿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단다. “신뢰가 없으면 경영진에 불만 있다고 아무 때나 끈을 당겨 멈추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자본주의 두 축은 법치주의와 투명시스템
그렇다고 사회적 자본만 강조하면 안 된다. 10년 전 아시아 금융위기는 인맥과 혈연 중심의 사회적 자본이 아시아의 발전을 해친 경우. 시장 메커니즘(시장에서 가격 등으로 수요와 공급이 조정되는 구조)이나 법치주의(법에 따른 통치) 대신 은행과 기업체 간 부적절한 관계 때문에 위기가 왔다는 것. 법에 따라 투명한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현대 자본주의의 뼈대라고 강조했다.
<배수강 기자>bsk@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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