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한국 속의 무슬림 어린이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7-09-03 17:26:17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라마단’ 앞두고 찾아본 삶과 예배

한국 속의 무슬림 어린이들

사진설명전통의상을 입고 금요예배를 보러 온 서울 보광초교 무슬림 희진, 다이얀, 와하브, 윤희 어린이(왼쪽부터). 슐레이만(계단에 서 있는 어린이)은 사진촬영이 싫다며 비켜섰다. 지난달 31일 ‘알라-후 아크바르(하나님은 위대하시다)’라는 글귀가 걸린 서울 한남동 이슬람중앙성원 앞에서.

<최혁중 기자>sajinman@donga.com
“알라-후 아크바르(하나님은 위대하시다).”
9세 소녀 무슬림 이희진(서울 용산구 보광초교 3) 양은 오전 4시 29분 집 근처 이슬람중앙성원에서 예배를 알리는 ‘아잔’이 들려오자 여동생 윤희와 함께 손, 입과 코, 얼굴 순으로 깨끗이 씻었다. 인도네시아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를 둔 희진이의 하루는 오전 4시에 시작된다. 밖은 어둡지만, 온 가족이 일어나 이슬람 첫 예배인 ‘파즈르’를 드리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카아바 신전 방향으로 선 자매는, 코란 경전을 낭랑한 목소리로 외웠다.
지난달 31일 오후 1시 금요일 합동예배시간. 둥근 돔과 뾰족탑이 인상적인 사원은 700여 명의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주한 미군병사, 프랑스인 사업가도 눈에 띄었다. 희진이는 사원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다이얀과 와하브를 만났다. 사촌인 둘은 2층 남자예배실로, 희진이는 3층 여자예배실로 올라갔다.
이슬람 이름이 ‘아이샤’인 희진이는 7세 때부터 코란을 배우고 있다. “내가 이슬람을 믿는다는 것을 친구들은 모두 알고 있어요. 학교에서 모스크로 견학 왔을 때 안내를 맡았거든요.”
아랍어를 곧잘 하는 희진이를 신기해하던 친구들도 다툴 땐 날선 말을 던진다. “‘무슬림이라고 우리가 네 말 들을 것 같아?’라며 불길한 눈빛으로 볼 때가 있어요.” 히잡을 쓴 아이샤가 쓸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국에서 이슬람교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아프가니스탄의 무장세력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 19명이 풀려난 것을 이들은 누구보다 반겼다. 배형규 목사가 피살된 뒤 24시간 사원을 지켰던 경찰 병력도 물러났다.

이슬람중앙선원에서 무슬림들이 예배를 보고 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 김환윤 사무총장은 “‘무슬림=테러리스트’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어 납치사건 후 협박전화도 받았다”며 “유명한 대학교수 중에는 무슬림인 것을 감추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Islam)은 아랍어로 ‘평화’ ‘복종’, 무슬림은 ‘복종하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오랜 기간 교과서에까지 ‘한 손에 칼, 한 손에는 코란’이란 구절이 실려 있었어요. 테러를 부추긴다거나, 아랍인만의 종교라거나, 여성을 억누른다거나, 마호메트교로 오해하는 이들이 있어요.”(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
이슬람교인들에게 종교는 삶의 나침반이다. 예언자 무함마드(마호메트)의 말과 행동을 기록한 ‘하디스’와 코란에 따라 자녀를 가르친다. 서울 이태원초교 3학년 우사마 아메드 군은 “돼지고기는 절대 먹지 않고, 패스트푸드점에 가도 새우버거만 먹는다”고 말했다. 다이얀처럼 급식을 아예 먹지 않는 무슬림 어린이도 있다.
13일경 시작되는 올해 라마단 단식을 준비 중인 희진이는 “하나님(알라)을 믿는 종교인 이슬람의 정신은 평화예요”라고 또렷한 한국말로 말했다.

세계 5명 중 1명 믿어… 두번째로 큰 종교

이슬람은 가톨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종교다. 어드히런츠닷컴에 따르면 개신교를 포함하면 기독교인은 21억 명이고 이슬람교인은 13억 명이다. 이슬람회의기구(OIC)에 들어 있는 이슬람 국가만도 57개 나라다. 세계 사람 5명 중 1명은 이슬람을 믿는 셈이다. 이슬람교인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네시아이고 두 번째는 인도로 10억 인구 중 1억8000만 명에 이른다. 한양대 이희수 교수는 “중동의 종교라기보다 아시아의 종교인 셈”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무슬림은 한국인 3만5000여 명, 주한 외국인 10만5000여 명 등 14만 명 선(한국이슬람교중앙회).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다.

13일경 ‘라마단’시작 한달간 단식

무슬림은 이슬람력으로 아홉번 째 달(라마단)에 단식에 들어간다. 올해는 13일경 시작된다. 초승달이 눈으로 보이는 때부터 한 달간이 라마단이다.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음식을 먹지 않고, 음료수도 마시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고통을 느끼면서 나눔과 실천을 다짐하는 이슬람의 전통이다. 단 어린이나 환자, 노인 등은 라마단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신앙 고백(샤하다), 하루 다섯 번의 예배(살라트), 수입의 40분의 1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 주기(자카트), 단식, 메카 성지 순례(하즈)는 이슬람교인의 5대 의무다.

<박길자 기자>pgj@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