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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를 사로잡은 조선 모자… 오 마이 ‘갓’
  • 최유란 기자
  • 2020-06-25 13: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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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멋진 모자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세계인을 감탄하게 한 이 모자의 정체, 바로 조선시대 남성들이 쓰던 ‘갓’이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의 사극 좀비 드라마 ‘킹덤’ 시즌1과 시즌2과 각각 지난해와 올해 초 공개된 뒤 세계적인 인기를 끌자 갓도 덩달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착용한 독특한 모양의 모자에 대한 관심이 쏟아진 것.

이처럼 갓에 매료된 세계인이 늘어나자 최근 서울에서는 갓을 소개하는 전시가 잇따라 막을 올렸다. 오는 7월 18일까지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서울 강남구)에서 열리는 기획전 ‘시시각갓’과 오는 9월 27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분관 공평도시유적전시관(서울 종로구)에서 열리는 기획전 ‘운종가 입전, 조선의 갓을 팔다’가 바로 그것. 이들 전시 내용을 토대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치명적 매력의 모자, 갓에 대해 집중 탐구해보자.


드라마 ‘킹덤’에서 왕세자 이창 역의 배우 주지훈이 갓을 쓴 모습. 넷플릭스 제공


사대부의 품격, 갓 없인 미완성

갓은 순우리말로, 조선시대 남성의 대표적 쓰개(머리에 쓰는 물건)다. 하지만 갓이 조선시대에만 쓰인 것은 아니다. 갓이 가장 처음 등장한 건 삼국시대로 추정된다. 고구려 감신총 벽화에 갓을 쓴 인물이 등장하며 삼국유사에도 ‘갓을 썼다’는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고려시대부터는 갓의 기능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주로 햇볕과 비바람을 가리기 위해 쓰는 것이었다면, 고려 말 공민왕 때 갓이 관리들의 관모(관리가 쓰는 모자)로 정해지며 신분과 관직을 나타내는 사회적 기능을 갖게 된 것.

이후 조선 500년 동안 갓은 사대부(벼슬이나 문벌이 높은 집안의 사람)의 권위와 품격을 완성하기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사극에서 높은 지위의 관리나 선비가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인 ‘의관’이 웃옷과 갓을 가리키는 용어로 ‘남성이 정식으로 갖춰 입는 옷차림’을 의미한다는 점에서도 이 같은 갓의 상징적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흑립(위쪽)과 패랭이.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조선이 ‘모자의 나라’가 된 이유

갓은 말총(말의 갈기나 꼬리의 털)과 대나무를 기본으로 만들어지나 재료와 색, 용도에 따라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갓은 위로 솟아오른 부분인 ‘대우’와 창 부분인 ‘양태’로 구성되는데, 대우와 양태의 형태에 따라서도 종류가 나뉜다. 가장 원초적 형태인 ‘삿갓’, 양반들이 주로 쓰던 ‘흑립’,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 주로 쓰던 ‘패랭이’, 가는 명주실로 만든 ‘사립’ 등이 대표적이다.

유행도 있었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갓은 거대해져 대우는 가늘면서 높게 솟아오르고 양태는 쓰는 사람의 어깨를 덮을 정도로 크게 변화했다. 효종 때엔 문을 드나들 때 방해가 될 정도로 큰 갓이 유행해 너무 큰 갓은 금지할 정도였다.

개항(외국과 통상할 수 있도록 항구를 개방함) 이후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이처럼 독특하고 다채로운 갓에 매료돼 조선을 ‘모자의 나라’ ‘모자의 왕국’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들은 갓을 ‘피라미드 같은 모자’ ‘접시 위에 놓인 화분’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며 갓에 대한 여러 기록을 남겼으며 갓을 쓴 조선인의 모습을 담은 사진엽서를 발행하기도 했다.


개항 이후 조선을 찾은 외국인들이 갓에 대한 기록을 남긴 근대 서적(왼쪽)과 갓을 쓴 남성의 모습을 담은 사진엽서.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제공


갓 사려면? “입전으로 오시오”

갓을 전문으로 파는 가게도 따로 있었다. 특히 조선시대 최대 번화가였던 운종가(오늘날의 종로)에는 갓을 파는 가게가 빼곡했는데 이들을 통칭해 ‘입전’ 또는 ‘갓전’이라 불렀다. 입전은 갓을 한자로 표기할 때 ‘입(笠·삿갓 입)’ 또는 ‘입자(笠子·삿갓 입, 아들 자)’라고 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입전은 한 가지 종류의 갓만 판매해, 취급하는 갓 종류에 따라 형태가 달랐다. 흑립을 판매하면 ‘흑립전’, 사립을 판매하면 ‘사립전’이 되는 식이었다.

한편 ‘운종가 입전, 조선의 갓을 팔다’ 전시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조치 강화로 현장 관람이 어려운 상태로,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 정상 운영될 예정이다. 대신 조만간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전시가 진행된다. ‘시시각갓’ 전시는 현재 현장 관람이 가능하며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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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natebest   2020-07-0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외국인의 한국살이 프로그램을 보다가 우리나라 전통 모자를 수집하는 외국인을 보았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른나라 사람들도 한국 전통모자의 매력을 알고 수집까지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물건에 많이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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