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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 보니’ 폐가 벽지는 군적부, 국보는 원나라 작품… 파란만장한 문화재 세계
  • 최유란 기자
  • 2020-06-10 12: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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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세계는 파란만장하다. 과거부터 같은 상태로 존재했어도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면 가치가 전혀 달라져 귀하게 대접받는다. 반대로, 국보나 보물 등으로 오랜 시간 보호받아온 문화재라 하더라도 그 의미가 왜곡됐거나 상실됐다고 판단되면 그 즉시 지위를 잃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도 하루아침에 가치가 뒤바뀐 문화재들의 소식이 화제를 모았다. 이들 사례를 통해 ‘알고 보면’ 변신을 거듭하는 문화재 세계를 탐구해보자.


최근 충남 태안군의 한 폐가 벽지에서 발견된 조선 후기 수군 군적부. 문화재청 제공


‘벽지의 반전’ 조선 후기 수군 군적부였네

최근 섬마을 폐가 벽지의 변신이 화제를 모았다.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은 오래된 집의 벽지가 실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조선 후기 수군의 군적부(군역의 의무가 있는 장정 명단과 특징을 기록한 공적 문서)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충남 태안군의 한 섬마을 폐가에서 19세기 조선 수군 병사들의 이름과 인적사항이 적힌 군적부가 나왔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섬을 산책하던 한 공무원이 우연히 폐가에 들렀다 발견한 이 군적부는 벽지로 사용된 상태였고 그 위엔 또 다른 벽지가 덧대어있었다.


조선 후기 수군 군적부가 발견된 충남 태안군의 폐가 모습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신고를 받은 뒤 현장에서 조선 후기 수군 명단이 적힌 군적부 4장과 한시를 적은 종이 3장을 수습했다. 판독 결과 이 군적부는 조선 후기인 19세기에 작성된 것으로 안흥진 소속 군역 의무자 60여 명을 전투 군인인 수군과 보조적 역할을 하는 보인으로 나눠 이름, 주소, 출생연도, 나이, 신장을 부친의 이름과 함께 적어뒀다.

수군 군적부의 경우 현재까지 서산 평신진 수군 군적부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어 희귀성이 높다는 평가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향후 조선 수군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유적 연구와 복원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화재청이 최근 국보 지정 해제를 예고한 국보 168호 백자 동화매국문 병​


알고 보니 원나라 것? 46년 만에 국보 해제

46년 동안 국보로 사랑받았으나 하루아침에 지위를 잃게 될 상황에 처한 반대의 사례도 최근 있었다. 국보 168호 백자 동화매국문 병의 이야기다.

문화재청은 최근 백자 동화매국문 병의 국보 지정 해제 예고를 마쳤다. 제작 시기와 국적이 국보로 지정될 때와 다른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박물관인 이왕직박물관이 1936년 일본 골동품상 아마쓰 모타로로부터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1974년 7월 국보로 지정됐다. 국보 지정 이유로는 ‘진사(구리를 주성분으로 하는 붉은색 안료)를 사용한 조선 전기의 드문 작품으로 화려한 문양과 안정된 기형이 돋보인다’는 점이 꼽혔다.

하지만 2018년 백자 동화매국문 병이 중국 원나라 때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문화재청 조사단은 이를 조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고, 최근 조선 전기의 것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 작품은 진사로 문양을 장식하는 ‘동화’ 기법을 썼는데 조선 전기 백자에 동화를 활용한 예가 없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기 때문이다.

또한 형태와 크기, 기법, 문양이 원나라 진사 자기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도 국보 지정 해제 이유로 제시됐다. 결국 이 작품이 만들어진 시기와 장소가 15세기 조선이 아니라 14세기 중국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달 29일 국보 지정 해제 예고기간이 종료된 이 작품은 문화재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지정 해제 여부가 발표될 예정이다.​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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