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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웜비어 부모의 집념
  • 장진희 기자
  • 2020-05-17 12: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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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지난해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납북·억류 피해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내가 죽을 때까지, 북한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북한에 억류(잡아 둠)됐다가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돌아온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는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납북(북한으로 납치해 감)·억류 피해자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상대를 잘못 골랐다. 북한이 한 짓에 대해 절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 말하는 어머니의 표정은 결연(확고함)했다.

웜비어 부부의 다짐은 허언(실속 없는 말)이 아니었다. 부부는 2017년 아들이 숨진 뒤 긴박하게 움직였다. 미 부통령을 고객으로 둔 워싱턴의 유력 컨설팅 회사와 계약을 맺고 미 의회를 상대로 북한을 옥죄기 위한 로비전에 돌입했다. 북한의 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도 제기했다. 이런 노력 끝에 대북제재를 확대하는 내용의 ‘오토 웜비어 법안’이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반영됐다. 또 미 법원은 2018년 말 북한이 웜비어 가족에게 5억 달러(약 6000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물론 북한은 판결을 일축(물리침)했지만 북한을 겨냥한 복수의 서곡(序曲·어떤 일의 시초를 이르는 말)이었다.

부부는 이 판결을 토대로 북한이 전 세계에 은닉(감춤)해 놓은 자산 추적에 나섰다. 북한의 석탄 운반선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미 정부에 압류(강제로 처분함)되자 소유권을 주장해 선박 매각대금(물건을 팔아 생긴 돈) 일부를 받았다. 북한이 운영하던 독일 베를린 호스텔에 대해서도 소송을 내서 1월에 영업 중단 판결을 받아냈다. 최근엔 미국 내 여러 은행의 계좌에 묶여 있던 북한 관련 자금 2379만 달러(약 290억 원)도 찾아냈다.

미 명문 주립대에 다니던 웜비어는 2015년 12월 평양 여행 중 억류됐다. 북한은 “오하이오주 우정연합감리교회의 지시를 받아 1만 달러를 받고 정치선전 포스터를 떼려 했다”는 혐의를 붙였다. 그러나 웜비어 가족은 유대인이었다. 개신교(로마 가톨릭에서 떨어져 나와 성립된 종교)인 감리교회에 다닐 일도 없으니 그런 지시를 받을 이유도 없었다. 북한의 주장은 ㉠허무맹랑했지만 웜비어 가족은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비밀에 부쳤다. 석방 협상 과정에서 북한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서다. 웜비어는 17개월 만에 풀려났지만 일주일 만에 숨졌다.

유대인들은 반(反)인륜 행위, 특히 자신들에게 부당하게 피해를 입힌 가해자를 끈질기게 응징(잘못을 뉘우치도록 징계함)해왔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학살의 전범(戰犯·전쟁 범죄인) 아이히만은 패전 후 남미로 도주했지만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15년 만에 그를 현지에서 체포했다. 이런 추적에는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막강한 유대인 네트워크가 작동한다. 웜비어 부부의 적극적인 활동에도 유대인 네트워크가 힘이 됐을 것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웜비어 가족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후과(좋지 못한 결과)를 톡톡히 치를 것 같다.

동아일보 5월 14일 자 정연욱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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