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 세계 각종 스포츠 경기가 멈췄다.

무관중 경기가 열리거나 다수의 스포츠 경기가 무기한 중단에 들어가면서 선수들도 갑작스러운 휴식을 맞이하게 됐다.

이에 많은 스포츠팬이 갈증을 느끼고 선수들도 코로나 사태가 종식돼 하루 빨리 경기가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다.

스포츠팬들과 선수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스포츠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가상현실(VR)로 사이클 대회가 진행되거나

온라인 게임 테니스 대회가 열리고,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태권도 품새 대회도 마련된 것.

코로나로 멈췄지만 방안에서는 계속되는 세계의 이색 스포츠 경기를 만나본다.


집안에서 자전거를?

VR ‘투어 오브 플랜더스’ 경기가 진행되는 모습. 유튜브 동영상 캡처​

벨기에의 유명 사이클 대회 ‘투어 오브 플랜더스’가 코로나19로 인해 VR 경기로 열렸다.

지난 5일(현지시간) 13명의 선수가 참가한 이번 경기는 실제 대회 거리 267.2㎞가 아닌 30㎞ 레이스로 치러졌다. 선수들은 각자의 장소에서 가상현실 사이클 장비를 통해 경기에 참가했다.

이번 경기는 TV로도 중계됐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가상현실 사이클 장비를 이용해 열심히 페달을 밟는 모습이 전해져 더욱 실감나는 대회가 된 것. 우승은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벨기에의 그렉 반 아버맛이 차지했다.

호주에서는 6일 자동차경주 VR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집에서 포뮬러원(F1) 운전석과 비슷한 VR 기기에 올라타 대회에 참가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F1 선수 샤를 르클레르는 가상 레이스에서 우승한 이후 “믿을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마치 진짜 경기처럼) 땀도 많이 흘렸고 집중해야만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VR 자동차경주대회의 한 장면. F1 제공​

게임 조종기로 테니스!

온라인 마드리드오픈 테니스 대회 포스터. 마드리드오픈 홈페이지 캡처​

테니스 선수들이 라켓 대신 게임 조종기를 잡는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마드리드오픈 테니스 대회가 온라인 가상현실에서 펼쳐질 예정인 것.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가 동시에 열리는 마드리드오픈은 원래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가 취소됐고 마드리드오픈 조직위원회는 가상현실에서 대회를 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대회 기간은 27일부터 30일까지로 남녀 단식에 각각 16명씩 선수가 출전하며 우승자에게는 15만 유로(약 2억 원)의 상금을 준다. 상금의 일부는 테니스 대회 중단으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고 대회 조직위원회는 별도로 5만 유로(6600만 원)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조직위원회는 이 온라인 경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중계한다.

내 품새 보세요, 비디오로

덴마크 태권도연맹은 녹화된 동영상을 통해 태권도 품새 챔피언을 선발한다. 품새는 태권도에서 공격과 방어의 기본 기술을 연결한 수련 동작을 말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은 다음 달 21일부터 24일까지 덴마크 헤르닝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0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를 코로나19로 인해 취소했다.

덴마크 태권도연맹은 선수들이 경기장이 아닌 집에서 스마트폰 등을 통해 품새 동작을 녹화해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참가 선수가 수련 장면을 녹화해 페이스북에 올리면 심사위원들이 평가하는 방식. 대회는 예선, 준결승, 결승 형태로 진행되며 참가자는 품새 동영상을 한 번만 올리면 된다. 대회 참가자가 제출한 품새 동영상에 대한 심사는 12일에 열린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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