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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론은 채팅창으로, 피드백은 실시간… 초교 ‘온라인 수업’ 현장
  • 장진희 기자
  • 2020-03-31 12: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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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영풍초 ‘온라인 수업’ 현장에 가다

“◯◯이, 안녕. 좀 이따 얼굴 보여줄 거죠?” “TV 소리가 큰데 수업 전에 끄자.”

지난 30일 오전 서울영풍초(교장 정지양 선생님) 6학년 3반 교실. 수업 준비로 분주한 학생들의 목소리와 생활소음은 들리는데 책상 앞에 앉은 어린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걱정)로 초중고교 개학이 연기된 가운데 이 학교 학생들은 최근 ‘온라인 수업’을 통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는 4월 9일부터 온라인 개학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선정한 원격교육 시범학교인 서울영풍초 학생들은 최근 몇 주간 정규수업처럼 짜인 시간표에 따라 온라인 수업을 받아왔다. 이날 6학년 3반 김현수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은 구글이 만든 메신저 프로그램인 ‘행아웃’과 교육 플랫폼인 ‘클래스룸’을 기반으로 화상 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마주보며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쌍방향’ 수업을 진행했다. 


텅 빈 서울영풍초(서울 송파구) 6학년 3반 교실에서 김현수 담임선생님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이다. 뉴시스


화상 수업 전에도 ‘씩씩하게’

“출석 확인 전에 모두 음소거 풀어볼까요?”

오전 10시 수업 시간이 되자 김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음소거 모드를 해제하고 대답해달라고 요청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어린이들은 네”라고 대답했다. 일부 학생들은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채팅창 글을 통해 답변하기도 했다.

이날 온라인 수업에 참여한 17명 학생들의 출석을 확인하는 데 3분가량 소요됐다. 전체 20명 중 3명은 사정상 불참했다. TV 소리 등 수업을 듣는 학생 주변 생활소음까지 생중계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수업이 진행될 때는 선생님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도록 음소거 모드로 변경해야 한다. 학생들의 소리가 잦아들자 김 선생님은 “평소와 달리 마스크를 쓴 채 수업하는 것을 이해해 달라”며 수업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해 온라인상에서 모둠 활동을 펼치는 가운데(왼쪽 모니터) 한 학생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장진희 기자


스스로 자료 찾으며 공부해요!

이날 진행된 ‘사회’ 과목 내 프로젝트 수업의 주제는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 김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대통령 간선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전두환 정권에 반대해 1987년 시민들이 민주화 시위를 벌였다고 배웠지요? 이 운동은 무엇일까요?”라고 묻자, 한 학생이 음소거를 풀고 “6·10 민주항쟁입니다. 당시 전국에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어요”라고 답했다. 대면 수업에서처럼 선생님과 학생들의 소통이 활발히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김 선생님은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12세 관람가)’를 감상한 뒤 제출한 학생들의 소감문 중 일부를 구글 클래스룸에 띄워 학급 전체에 공유했다. 김 선생님은 이 학생들에게 “숙제를 성실히 했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수업 중 김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반복적으로 “얼굴을 보여 달라”고 말하며 자칫 집에서 수업을 듣느라 흐트러질 수 있는 학습태도를 바로 잡아주기도 했다.

몇 차례 질문이 오고간 뒤 학생들은 모둠별로 만들어진 방에 모여 김 선생님이 미리 만든 파워포인트(PPT) 자료의 빈칸을 채우는 활동을 펼쳤다. 4·19혁명, 5·18민주화운동과 같이 한국 근현대사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의 과정과 의의를 설명하는 것. 김 선생님은 “같은 모둠 친구들과 전화 통화 등을 하는 대신 채팅창에서 대화를 주고받으며 논의해 빈칸을 채워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교과서 외에 포털 사이트와 유튜브 검색 등을 통해 사건에 대해 알아본 뒤 주도적으로 빈칸을 채워갔다.

사건이 일어날 당시의 사진을 찾아 넣는 등 주체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김 선생님은 “검색을 통해 발견한 사진이 적절하다고 댓글을 달았다”고 말하며 끊임없이 피드백을 제공했다. 일부 학생들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내용의 하이퍼링크를 그대로 붙여 넣자 김 선생님은 “이를 통해 배운 내용을 자신만의 말로 정리해보자”고 조언했다.


김 선생님이 어린이들이 어떤 태도를 수업을 듣고 있는지 확인 중인 모습


온라인 수업, 차질 없을까?

초등 6학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중력이 낮은 저학년에게도 이 같은 수업 방식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김 선생님은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는 온라인 실시간 수업이 어려울 것 같다”며 “저학년은 부모님과 함께 EBS 동영상 등으로 학습한 뒤 선생님이 내준 과제를 수행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수업을 수행할 디지털 기기가 각 가정에 충분하지 않은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 선생님은 “웹캠과 마이크 등이 탑재된 노트북, 태블릿PC 등을 갖춰야만 수업을 들을 수 있다”며 “우리 반 학생 중 3명은 크롬북(구글 크롬 OS를 운영체제로 하는 휴대용 컴퓨터)을 학교로부터 대여해 수업에 참여 중”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 플랫폼 이용을 어려워하진 않을까. 김 선생님은 “미리 학부모를 대상으로 전화 등을 통해 구글 클래스룸 이용 매뉴얼을 전달해 숙지하도록 했고, 수업을 무리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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