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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9월 학기제
  • 김재성 기자
  • 2020-03-26 17: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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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초·중·고 개학이 연기된 가운데 24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학생들의 책상을 새로 배치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1] 한국 학생이 외국 학교로 전학하거나 진학하면 한 학년을 건너뛰거나 한 학기를 더 다녀야 한다. 외국 학생이 한국에 와도 마찬가지다. 한국만 3월에 새 학년을 시작하는 독특한 학기제를 운영하는 까닭이다. ㉠미국 중국 유럽 등 북반구 나라들은 긴 여름방학을 보내고 보통 9월 새 학년을 시작한다. 호주는 2월 개학이지만 남반구에 위치하므로 *가을학기제다. 그나마 일본이 봄학기제인데 3월이 아닌 4월에 시작한다.


[2]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일이 4월 6일로 다시 미뤄진 가운데 9월 신학기제 도입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쉽게 물러날 기세(기운차게 뻗치는 모양이나 상태)가 아니라 4월 개학도 장담할 수 없다. 이참에 국제 표준에 맞춰 9월에 새 학년을 시작하는 가을학기제 도입을 검토해 보자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여럿 올라왔다.


[3] ㉡갑오개혁 시기인 1895년 발표된 교육법령 ‘한성사범학교규칙’에 따르면 새 학년은 원래 7월부터였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을 따라 4월, ㉣미군정기에는 미국을 따라 9월에 새 학년을 시작했다가 1950년 다시 4월 학기제로 돌아왔다. 1962년 4월에서 한 달 앞당긴 현재의 3월 학기제가 도입됐다. 겨울방학이 가장 추운 12∼2월로 앞당겨지면 난방비 예산이 절약된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4] 역대 정부는 1997년, 2007년, 2015년 세 차례 9월 학기제 시행을 검토했지만 58년 동안 굳게 뿌리를 내린 학기제를 바꾸려니 사회적 비용이 커 ‘찻잔 속 태풍’(처음에는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았지만 별일 없이 끝나는 일)으로 끝났다. 학사 및 입시 일정을 조정하면 애꿎게 피해를 보는 학생이 발생한다. 시행 첫해에는 초등 신입생이 두 배 가까이 는다. 이에 따른 시설과 교사 확충, 입시 조정 등에 비용이 드는데 12년간 최대 10조 원이라는 연구도 있다. 기업 채용 및 공무원 시험 등 고용에도 파장(일이 미치는 영향)을 미친다. 2007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이던 이종서 대전대 총장은 “난제(해결하기 어려운 일) 중의 난제라 교육부 안에서 초안을 만드는 데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5]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가 학기제 변경의 난제를 풀 실마리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 모든 학년, 모든 학생이 한 학기를 쉬게 되면 3월과 9월 각각 신학기를 시작한 학생들이 섞여 공부하는 일이 없게 된다. 초등 신입생이 폭증하거나, 어느 해 고3만 수능 일정이 바뀌는 혼란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모든 청소년이 6개월 늦게 사회에 진출하는 등 사회적 시계가 한꺼번에 조정되므로 혼란과 반발이 따를 것이다. 효과와 비용을 차분히 따져봐야 할 일이지만 전례 없는 감염병 사태가 학기제 변경 논의의 수문(물의 흐름을 막기 위해 설치한 문)을 연 것은 사실이다.


동아일보 3월 23일 자 우경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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