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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일의 시사경제]외국기업(제품)과 국가경제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3-10-27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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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의 시사경제]외국기업(제품)과 국가경제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고 ‘애국심이 강한 국민’이라고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많다. 한 예로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을 때 전 국민이 아기 돌반지까지 가지고 나와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하는 모습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외국 사람들에게 있어 ‘신기한’ 모습이었던 모양이다. 외국인들은 수입자동차를 탄 운전자가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나 외국산 제품 불매운동 등이 매스컴을 통해 소개될 때도 고개를 갸웃거린다고 한다. 그들은 또 외제차를 타면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것도 의아해 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외국기업(외국제품)’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이 진정 애국심인지, 아니면 국가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행위인지 알아보자. 100% 순수 국산기업 없어 엄격히 말해서 우리나라에 100% 순수 국산품은 없다. 한국 기업이 한국 땅에서 한국인의 손으로 옷을 만들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의 경우 옷 원단에서 실까지 모두 수입품이거나 아니면 그것을 만드는 원재료(옷감재료에는 대부분 석유가 들어감) 중 하나는 수입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옷을 모두 ‘외국산’ 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옷의 가치를 우리나라에서 높이면 그 옷은 ‘국산’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국민은행 주식 50%는 외국인 한 가지 더. 우리가 알고 있는 큰 기업들, 예를 들면 우리나라 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나 은행을 대표하는 국민은행의 주인은 누구일까. 그들은 회사의 주주들(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어린이들이나 일반 시민들은 이들 회사의 주식 50% 이상을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말해 이 회사의 주인 중 다수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거의 모른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삼성전자를 외국기업이라고 말하거나 그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외제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순수 국산품과 순수 국내기업이라는 것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기업에서 만든 제품을 쓰지 않는다거나 외국기업을 나쁘게 보는 것도 좋지 않다. 따지고 보면 그들은 우리나라 경제에 많은 이익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어느 기업이 외국인에게 팔렸을 때 우리나라의 재산이 외국으로 넘어갔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깊게 생각해볼 문제다. 자동차 수출과 한 번 비교해보자. 자동차는 한번 팔면 영원히 외국인의 소유로 한국 땅에서 사라지지만 기업은 그렇지 않다. 기업 시설은 사실상 부동산에 가까워 외국으로 쉽게 이전할 수도 없기 때문. 그리고 이전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이전하는 순간 기업 가치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외국인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국내의 어느 기업이 미국에 매각되었다고 그 기업이 미국으로 옮겨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 기업은 국내에 그대로 있고 우리는 필요한 외화(달러)를 얻을 뿐이다. 외국기업 세금 내고 이익 가져가 외국기업이 우리나라에 공장을 짓는다거나 어떤 회사를 인수하면 그 이득의 대부분은 한국 경제에 그대로 흘러 들어간다. 월급도 한국인이 받고 세금도 한국 정부가 걷는다. 이익이 나면 일부를 자기나라로 가져가는 것뿐이다. 한국에 있는 외국 기업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장에서 직원까지 거의 모두 한국인이다. 미국인들은 무척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다. 제품의 원산지가 어디든 상관없이 값이 싸고 품질이 좋고, 자기한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 물건을 사서 쓴다. 애국보다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우선한다는 것이 미국인들의 생각이다. 우리 것만 팔고 외국 물건 안 사면 문제 한국에 와 있는 미국인들이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즐기고 집에서 삼성전자의 텔레비전, 냉장고 등 한국 기업이 만든 가전제품을 쓰더라도 성조기(미국의 국기)를 사랑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 아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제차를 타면서도 태극기를 사랑하는 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자원과 시장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의 많은 부분이 수출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우리 것을 사용하는 것만이 애국이고, 남의 것을 사용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생각은 배타적이며, 옳지 않다. 우리 것은 팔고 남의 물건은 안 사주겠다고 하는 것 또한 잘못된 생각이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된 지금, 무조건 국산품 사용만이 애국이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제일은행 수신상품팀장)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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