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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소년합창단 박시유·다니엘 준수 군, “열정만은 베토벤 못지않죠!”
  • 장진희 기자
  • 2020-01-14 13: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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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년합창단 박시유·다니엘 준수 군 만나다

‘500여 년 전통’ ‘천상의 목소리’ ‘슈베르트의 후배’….

이들에게 따라 붙는 수식어다. 오스트리아를 넘어 전 세계를 누비는 ‘빈소년합창단’이 지난 10일 한국을 찾아 전국 6개 도시를 돌며 공연 중이다. 오는 18, 19일에는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이 열린다.

1498년 동유럽 나라 오스트리아 황실의 궁정 성가대로 시작한 빈소년합창단의 올해 내한 공연에는 한국인 단원 박시유 군(13)과 한국계 단원 다니엘 준수 군(13)이 화음을 더한다. 지휘자 마놀로 카닌 씨가 이끄는 ‘브루크너’ 반에 속한 이 어린이들은 합창단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롯데콘서트홀 리허설 현장에서 박 군, 준수 군과 카닌 씨를 최근 만났다.


빈소년합창단의 한국인 단원 박시유 군(왼쪽)과 한국계 단원 다니엘 준수 군. 롯데문화재단 제공


음악 향한 열정, ‘이글이글’

리허설이 시작되자 합창단 중 유일하게 박자에 맞게 탬버린을 치며 아카펠라(반주가 없는 합창곡) ‘Gaudete(기뻐하라)’를 부르는 이 어린이. 2018년 빈소년합창단에 입단한 박 군이었다. 박 군은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아하지만 악기를 다루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며 “먼저 탬버린을 치고 싶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도 출신인 박 군은 2017년 빈소년합창단의 부산 공연을 보고 크게 감동을 받았다. 이후 단원이 되기 위한 오디션을 보러 오스트리아 수도 빈까지 날아갔다. 박 군의 어머니가 이메일로 입단을 위한 오디션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고 수락된 것. 박 군은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를 선보였는데 합창단 대표이자 음악감독이신 게랄드 비어트 선생님의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합창단은 다양한 국적을 가진 단원을 모집하겠다는 정책 아래 각 나라 도시를 돌며 오디션을 열기도 하고, 박 군의 사례처럼 수시로 해외 단원을 뽑기도 한다.

거제도에서 나고 자란 박 군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지내며 세계 투어에 나서게 되기까지 힘든 점은 없었을까. 박 군은 “처음에는 오스트리아 공용어인 독일어를 하나도 못했다”며 “친구들과 축구를 하며 스포츠 용어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갔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쉬는 시간에 박 군과 준수 군은 한국어, 독일어는 물론 영어까지 번갈아 사용하며 대화하는 모습이었다.

“전 세계에서 온 단원들이 함께 생활하다보니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금세 익히게 된 것 같아요.”(박 군)


카닌 씨의 지휘에 맞춰 합창단이 아카펠라를 선보이고 있다. 첫 번째 줄 맨 왼쪽이 박 군. 사진=장진희 기자

화음으로 하나가 돼요

합창단원이 되면 빈 아우가르텐 궁전에서 기숙하며 학업과 음악을 병행한다. 한국 초등생처럼 수학, 영어, 역사, 지리, 생물학, 물리, 미술 같은 과목에 더불어 독일어를 배운다. 7∼15세 어린이들이 함께 지내다보면 서로 다투는 일이 잦지는 않을까. 준수 군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덩치 큰 친구가 작은 친구를 괴롭힌다든지 하는 일반 학교에서 일어날 법한 사건들이 우리 학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랍니다. 매일 같이 음악을 통해 한 몸처럼 호흡을 맞추다보니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도 길러졌어요.”(준수 군)

세계를 여행하는 합창단이지만 한국 공연을 특히 손꼽아 기다렸다고. 박 군은 “학교에 있을 때 부모님이 한국에서 보내온 한국 과자, 컵라면 등을 단원들에게 나눠주니 반응이 뜨거웠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맛있는 한국 음식을 제대로 체험하겠다’며 기대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웃었다.

박 군과 준수 군은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 관객들이 오스트리아의 문화에 푹 빠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2부에서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폴카와 왈츠 곡을 다수 선보입니다. 가요보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오스트리아인들은 오랜 문화와 전통을 보존하는 것을 가치있게 여기죠. 흥겨운 폴카와 왈츠 곡으로 오스트리아를 소개할게요!”(박 군, 준수 군)


브루크너 반을 이끄는 지휘자 마놀로 카닌 씨

가능성을 보여줘!

“뛰어난 솔리스트(혼자 노래하는 사람)보다 협동할 줄 아는 팀 플레이어가 필요해요.”

빈소년합창단 내 네 개의 반 중 박 군, 준수 군이 속한 브루크너 반을 이끄는 카닌 씨는 자신의 반을 ‘축구팀’에 비유했다.

“축구에서 공격수, 수비수, 골키퍼가 각자 맡은 역할을 조화롭게 해내야 무적의 팀이 될 수 있는 것처럼, 한 명의 뛰어난 솔리스트보다 다른 친구들과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어린이를 모집하고 있습니다.”(카닌 씨)

합창단은 학생이지만 수많은 관객을 만나는 어엿한 음악가이기도 하다. 박 군은 “무엇보다도 노래하는 것을 즐겨야 단원이 될 기회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준수 군은 “맑고 고운 목소리를 가진 어린이들이 합창단에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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