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난 호기심 많은 개구쟁이 펭귄이야!”
  • 이지현 기자
  • 2020-01-12 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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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자연 번식 성공한 4세대 훔볼트펭귄 만나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있는 훔볼트펭귄. 사진=이지현 기자


매끈한 몸, 뒤뚱거리는 앙증맞은 걸음걸이, 파닥거리는 날개까지. 특유의 매력으로 시선을 끄는 이 동물을 보기 위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사람들이 북적였다.

최근 이곳에는 큰 경사가 났다. 멸종위기에 처해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1종으로 지정된 보호종인 훔볼트펭귄이 국내 최초로 4세대 자연 번식에 성공한 것.

지난해 9월 4세대 펭귄이 태어났고 지난해 말부터 일반 대중에 공개됐다. 남아메리카 칠레와 페루 해안이 고향인 이 펭귄은 온도와 곰팡이 등에 민감해 사육과 번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까다로운 훔볼트펭귄은 어떻게 아쿠아리움에서 4세대 번식에 성공해 가족을 이루게 되었을까. 최근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찾아가 훔볼트펭귄 탄생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훔볼트펭귄에게 먹이를 주며 생태 설명을 하는 용해진 아쿠아리스트


분홍 띠를 두른 펭귄 막내

“아빠 딱지와 엄마 딱순이가 만나 사랑에 빠졌어요. 2019년 9월 그 사랑의 결실인 4세대 훔볼트펭귄이 태어났답니다.”

오후 3시 반 훔볼트펭귄들의 식사 시간. 용해진 아쿠아리스트가 등장해 영양제를 채운 양미리를 물속에 던져 넣으며 설명을 시작하자 훔볼트펭귄의 뒤뚱거리던 몸놀림은 온데간데없었다. 저마다 날쌘 동작으로 물에 뛰어들어 양미리를 사냥하기 시작한 것.

용 아쿠아리스트는 “수족관에 살지만 야생의 습성을 잃지 않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렇게 물고기를 물에 던져 넣는다”고 설명했다.

각각 2012년과 2013년에 태어난 3세대 펭귄인 딱지와 딱순이는 지난해 9월 하나의 알을 낳은 뒤 부화시켜 4세대 펭귄의 부모가 되었다. 4세대 펭귄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 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용 아쿠아리스트는 펭귄의 세대를 구분하는 팁을 소개했다.

“펭귄들을 세대별로 구분하기 위해 왼쪽 팔에 색깔별 팔찌를 걸어두었어요. 분홍색 팔찌를 두른 펭귄이 바로 4세대 펭귄이랍니다.”(용 아쿠아리스트)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지난 2008년 훔볼트펭귄 20마리를 입양해 2009년과 2012년 각각 2세대, 3세대 자연 번식에 성공한 바 있으며 총 130여 마리를 자연 번식하는 데 성공했다.

딱지는 선천적 녹내장을 가지고 태어났다. 자연 속에서라면 도태되었을 딱지는 아쿠아리움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덕에 건강하게 성장해 아빠가 되었다.


지난해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태어난 4세대 훔볼트펭귄에게 먹이를 주는 용 아쿠아리스트. 코엑스 아쿠아리움 제공

똥 위에 알을 낳지요!

훔볼트펭귄은 왜 멸종위기에 놓이게 되었을까. 용 아쿠아리스트는 “사람들이 펭귄을 마구 포획하고 펭귄의 똥을 채취해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훔볼트펭귄은 자신의 배설물을 나무와 함께 다져서 둥지를 만들고 그 안에서 알을 낳아 부화시켜요. 똥이 알을 따뜻하고 흔들리지 않게 지켜주는 역할을 하지요. 그런데 이 펭귄 똥을 비료로 쓰기 위해 사람들이 가져가면서 펭귄이 둥지를 짓는 재료를 잃게 된 셈이지요.”(용 아쿠아리스트)

이 때문에 아쿠아리움에서 훔볼트펭귄이 4세대까지 자연 번식에 성공한 건 그만큼 기쁜 일. 훔볼트펭귄에게 최적화된 수족관 환경이 이들의 번식을 도왔다. 용 아쿠아리스트는 “이 아쿠아리움에서 가장 좋은 공기를 마시는 동물이 바로 이 훔볼트펭귄이다. 곰팡이에 매우 민감하므로 병원 무균실에서 사용하는 헤파필터를 사용해 펭귄 수족관의 공기를 정화한다”고 했다. 계절에 맞는 온도와 일조량 조절도 필수다. 용 아쿠아리스트는 “계절에 따라 빛과 온도에 변화를 줘야 펭귄들에게 자연과 비슷한 생체리듬이 생기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방학을 맞아 아쿠아리움을 찾는 어린이들이 많을 터. 용 아쿠아리스트는 어린이들에게 펭귄들을 위한 관람 예절을 안내했다.

“휴대전화 불빛은 펭귄 눈에 해로우니 잠시 꺼주세요. 날카로운 물건으로 수족관 유리를 긁는 것도 위험하답니다. 두 눈을 초롱초롱 뜨고 호기심 많은 장난꾸러기 훔볼트펭귄들을 바라보다 보면 사랑스러운 매력에 금방 빠지게 될 거예요.”(용 아쿠아리스트)​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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