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와 뇌물 수수 등으로 사임 압력을 받아온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62·사진)이 대통령직 사임서를 의회에 공식 제출했다고 페루 국회의장이 20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로써 90년 부정부패 척결과 경제발전 등 사회 모든 분야의 개혁을 외치며 대통령에 당선된 일본계 이민 2세인 후지모리의 10년 통치의 신화는 불명예스럽게 막을 내리게 됐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2차대전이 일어나기 전 페루로 이민, 대학총장을 거쳐 90년 대통령에 올라 3차례나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경제개발계획에 관심이 많아 우리 정부에 자문까지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초기 경제개혁 등으로 국민으로부터 높은 신임과 지지를 얻었으나 점차 야당을 탄압하기 시작해 국민의 인기를 잃었다. 올 4월 실시된 대선에서는 자신이 마련한 삼선금지 헌법 규정까지 어겨 가면서 3선 대통령에 올랐다. 9월에는 선거 당시 야당의원을 돈으로 매수한 것이 폭로되면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등 사임 압력을 받아왔다. <이호 기자>gsleeho@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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