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는 정보 시대에서 독서는 더욱 그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이다 게임이다 해서 책을 멀리하는 경향이 매우 짙다. 인터넷이 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해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고 건전한 인성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책을 가까이 해야 하는데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딸이 다니고 있는 서울 개포초등학교 도서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학교 도서실은 2000여권이 넘는 방대한 도서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래되다 보니 공간과 시설이 많이 낡아 있었고 책 정리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도서실 정리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새로 오신 교장, 교감 선생님께서도 도서실을 새로 단장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계셨다. 그래서 교장 선생님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도서실의 개혁이 시작되었다.
지난 여름은 너무도 무더웠다. 그러나 모든 것이 우리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방학동안 거의 매일 몇몇 뜻이 맞는 학부모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었다. 먼저 학교에서 도서실 바닥에 모노륨을 깔고 도색 작업을 실시하였다. 나무로 되어 있어 칙칙하던 바닥이 반질반질한 모노륨을 까니까 매우 안정된 분위기로 바뀌었다. 또한 하얗게 단장된 벽은 깨끗한 느낌을 더하였다. 거기다 기존의 책상 걸상을 칠하여 새 것처럼 재활용하였고, 원목으로 된 책장 13세트를 새로 구입했다. 또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교장 선생님께서 직접 배치까지 해 주셨다. 이렇게 되니까 일할 맛이 절로 났다. 책을 분류하다 보니 낡아서 아무도 손이 갈 것 같지 않은 책이 꽤 있었다. 그래서 낡은 책들과 아이들이 읽어서 별로 유익할 것이 없는 책들은 미련 없이 모두 폐기하였다. 한국 십진 분류법에 따라 책을 모두 분류 정리하고 나니 도서실을 새로 건축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책 분류를 모두 끝내고 나니 한 가지 걱정이 앞섰다. 매년 책 분류 정리를 다시 하지만 해가 바뀌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도서실을 전산화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학교에 하였다. 마침 교장 선생님께서도 준비를 하고 계시다며 반가워하셨다. 학부모들이 분류표를 모두 작성하는 동안 선생님들은 부지런히 책이름을 컴퓨터에 입력하는 작업을 하셨다. 이제 내년부터는 모조리 책 정리를 다시 하는 번거로움을 겪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도서실 단장을 끝내고 학교에서는 도서 선정 협의회를 결성하였다. 협의회는 각 학년 도서 담당 선생님들과 학부모로 결성되었다.
먼저 각 학급에서 교사들과 학생들이 구입을 희망하는 도서명단을 조사하고 그 중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도서를 선정하였다. 그렇게 해서 약 200권의 도서를 구입하게 되었다. 이렇게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니 아이들이 좋아할 모습이 눈에 선하였다.
개학날이 됐다. 개학날부터 아이들은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사실 1학기에는 오는 아이들이 한정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달라진 도서실 모습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제는 쉬는 시간에도 점심 시간에도 방과후에도 도서실은 대만원을 이루고 있다. 아이들이 너무 많아 실내화가 바뀌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이다.
이제 우리 개포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책을 보는 시간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하면서 도서실을 새로 단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을 말씀을 드린다
김계숙(서울 개포초교 6학년 문혜진어린이 어머니)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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