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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문]400년만의 귀향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8-07-20 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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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400년만의 귀향

[생활문]400년만의 귀향

▼‘심수관가 도예전’에 다녀와서 우리 나라는 IMF 시대를 맞이했다. 그래서 마음대로 은행에서 돈을 꿀 수 없고, 기업들은 하나 둘 쓰러져 간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겪으신 그때처럼 먹을 것, 입을 것조차 모자라는 시대로 다시 돌아갈 것 같다. 우리 나라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하지만 심수관가 도예전을 보면서 조선 도공들이 일본에 끌려가 도자기 가마를 열고 그 후손들이 400년을 이어왔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다. 동시에 한국의 자존심이 되살아났음을 느꼈다. 심수관가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자기의 ‘사쓰마웨어’를 만들어내었다고 하니 어깨가 으쓱해졌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도자기 하나하나에 땀 냄새가 배어 있는 것이 느껴지는 듯했다. 가장 먼저 본 것은 히바카리 다완이었다. 흙도 유약도 모두 조선 것이지만 불만 일본 것이라는 뜻을 가진 히바카리 다완에서는 조선 도공의 정신력을 읽을 수 있었다. 조선 도공은 도자기 이름까지 우리 것의 긍지를 가지고 지었다. 무엇이든지 외국 것만 좋아하고, 외국 물건을 쓰는 것을 자랑스럽게, 또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반성해야 하겠다. ‘어전흑유 사자면화병’도 보았는데 특이한 이름만큼이나 생김새도 특이했다. 검은 도기는 금분을 섞어서 뿌려 놓은 것 같았다. 그 반짝거림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흰색 도기가 대우받던 때였는데 검은 도기는 과연 어전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훌륭한 도기라고 할 만했다. ‘사자승 관세음보살좌상’은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향기로운 냄새가 배어 있을 듯한 머리, 온화하면서도 고요한 얼굴, 물 흐르듯 자연스런 주름이 잡힌 옷의 관음과 재미있는 사자의 얼굴이 인상 깊었다. 나팔꽃모양 향료, 포도무늬 티포트, 성금선인화 화병……. 별의별 도자기가 많았다. 부조 기법을 사용하여 피어오르는 구름을 표현하기도 하고, 깃털 한 올까지도 꼼꼼히 그려 봉황을 완성하고, 환상적인 용 장식을 달아 웅장함과 아름다움이 살아난 도자기들은 오랜 세월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일본 속에서도 살아 숨쉬는 한국인의 혼이었다. 정윤영/서울 홍익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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